다음 주 코스피지수는 우크라이나발(發) 리스크와 국제 유가 급등 등을 경계하며 2700선을 중심으로 오르내릴 전망이다. 해당 변수들이 부각되지 않는다면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 규모를 확대하며 지수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리오프닝(경제재개)주에 주목하며 변동성에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겠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43포인트(0.02%) 상승한 2744.52에 거래를 마쳤다. 14일부터 이날까지 지수는 0.1% 하락하며 사실상 보합에 머물렀다. 주 초반 지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로 낙폭을 키웠지만, 이후 16~17일에는 반등하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의 한 대원이 16일(현지 시각) 제2도시인 하르키우에서 약 40km 떨어진 러시아와의 국경검문소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서 일부 훈련 병력을 철수했다고 발표했지만, 서방 진영에선 오히려 병력을 늘렸다면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운 고조에 유가 급등 우려까지

21~25일에도 코스피지수의 가장 큰 변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불안도 지수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긴장감은 거듭 고조되는 분위기다. 구체적인 진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친러시아 반군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친러시아 반군이 공격했지만 대응하지 않았다고 전면 부인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은 피하려는 듯하다”면서도 “단기간에 양국 의견 차이가 좁혀지기 어렵고 쉽게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 지정학적 리스크는 당분간 시장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는 오는 20일 예정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합동군사훈련 종료 이후 병력 철수 여부 등 러시아 측 행보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제 공격할 때 사용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경로로 지목되고 있다.

더욱이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불안도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분기 국제 유가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배럴당 평균가격은 57.8달러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9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하락하기 위해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추가적으로 완화되고 원유 수급이 원활해져야 한다”며 “원유 재고는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생산량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국에서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미국의 증산 속도는 느리고, 주요국 추가 증산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연준 불확실성도 여전...리오프닝주 선별 권고

미국 긴축 우려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시장 예상보다 덜 매파적(긴축 정책 선호)이었다는 점이 부각되긴 했지만, 3월 회의 전까지 경계감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연준에서도 매파와 비둘기파(완화 정책 선호) 발언이 엇갈리며 나오는 상황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유미 연구원은 “3월 FOMC에서 50bp(1bp=0.01%)의 ‘빅스텝’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아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몇몇 위원들은 빅 스텝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며 “향후 긴축 행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쉽게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7일(현지 시각) 7월 초까지 100bp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루 전에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경기 침체를 우려하며, 과도한 금리 인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상반된 입장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3월 회의에서 빅스텝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 당분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공개 발언 일정도 없기 때문에 경계 심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애매한 연준의 태도는 시장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여러 대외 변수에 노출된 증시에서 관심을 가질 업종은 리오프닝주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리오프닝 업종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올랐거나, 이익 전망치가 꾸준히 상향되며 추세적으로 반등을 이어갈 업종을 선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외 방역 지침 완화로 리오프닝주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그동안 리오프닝주는 방역 정책이 계속 바뀌는 탓에 충분히 상승하지 못한 만큼 지금 주가가 고평가돼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세적인 반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익 영향력이 확대되는 게 중요한데 아직 올해 영업이익이 뚜렷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2월 이후 올해 영업이익이 상향 조정된 업종으로는 운송, 반도체를 포함한 IT 정도를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