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리오프닝(경기 재개) 수혜 업종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여전히 급증하고 있지만,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보다는 리오프닝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앞서는 분위기다.

민족 최대 명절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주차장에 수많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뉴스1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상장지수펀드(ETF)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TIGER화장품(17.5%)이다. TIGER화장품은 아모레퍼시픽(090430), 콜마비앤에이치(200130), 코스맥스(192820), LG생활건강(051900) 등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 있다.

TIGER화장품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TIGER여행레저와 KODEX운송은 각각 15.3%, 11.6% 올랐다. TIGER여행레저는 아시아나항공(020560), 강원랜드(035250), 호텔신라(008770) 등에 투자하고 있고, KODEX운송은 대한항공(003490), 현대글로비스(086280) 등을 담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 오르는 데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리오프닝 수혜주로 묶이는 업종들이 지수 수익률을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 웃돈 셈이다. 지수는 연초 낙폭을 일부 만회하긴 했지만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동유럽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2600~2700선 박스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리오프닝주와 관련된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이미 유럽 일부 국가와 미국에서는 방역 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년 동안 반짝 등장한 뒤 다시 주춤했던 리오프닝 강세 사이클과는 다르다는 판단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위드 코로나 정책 전환이 예고된 9월과 비슷한 흐름처럼 보인다"면서도 "이달 말까지 20만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 만큼 더 이상 국가 차원에서 방역을 통제할 수 없고 셀프 방역과 위드 코로나 전환이 필연적이라는 점이 작년과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아직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정부는 최근 코로나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실제 방역조치도 조금씩 완화되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이날 19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3주간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을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1시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더욱이 미국에서 리오프닝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들은 실적 발표를 통해 회복세를 직접 증명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카지노 산업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2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즈니, 에어비앤비, 익스피디아 등 기업들도 지난해 매출에서 높은 수요 회복을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그러나 리오프닝 수혜주에 대한 전망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에는 불확실한 요인이 여전히 산재해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나 바이러스 치명률 등을 감안할 때 과거보다 리오프닝이 현실화하기에 유리한 상황인 것은 맞지만, 리스크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정부 재정지원 축소가 개인들의 소비 여력을 갉아먹고 있어, 리오프닝이 성공했을 때 실제 수요가 기대만큼 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리오프닝 업종 성과가 좋았던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나 긴축 우려로 시장이 재차 조정될 때 차익실현 매도가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도 "업황 관점에서는 이미 정상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리오프닝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이후에는 재료가 소멸됐다는 인식에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경험할 수도 있다"며 "실적 시즌을 거치면서 이익 가시성이 큰 기업에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