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2월 7~11일) 우리 주식시장에는 반발매수 수요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공존했다. 주 후반까지 2800선을 향해 오름세를 이어가던 코스피지수는 결국 2747.71로 일주일을 마감했다.

한주 간 국내·외 기관 투자자는 상반된 투자 패턴을 보였다. 국내 기관이 금융투자 업체를 중심으로 2조4300억원어치의 매물을 쏟아낸 반면, 외국계 기관은 1조82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5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계 기관에 힘을 보탰다.

그래픽=손민균

국내 기관이 지난주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시가총액 1위의 삼성전자였다. 총 3700억원어치를 팔며 주가 반등에 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현재까지 8만원선을 회복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기관은 그 외에 우리금융지주, 카카오뱅크,KB금융, 하나금융지주 같은 금융주와 SK이노베이션, 삼성SDI, LG화학 등 2차전지주를 대량 매도했다.

외국계 기관은 반대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두 종목을 총 1조1000억원어치 사들였다.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KB금융, 신한지주 등 금융주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포진했다.

지난달 27일 상장하자마자 시총 2위에 오르며 증시 자금을 빨아들인 LG에너지솔루션은 7일 9% 가까이 급등하며 주가 55만원을 넘봤지만, 결국 48만2000원에 한주 거래를 마감하며 그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연기금이 1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으나 사모펀드와 외국계 기관의 매도세가 강했다.

이번주(2월 14~18일) 코스피지수는 여전히 미 연준의 영향권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회의 의사록이 16일(현지 시각) 공개되는데, 위원들이 긴축에 대해 어떤 논의를 주고 받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도 발표된다. 앞서 지난 10일 소비자물가지수가 4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전세계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생산자물가지수의 상승폭에도 주목하고 있다. 통상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다면 연준의 긴축 시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국내외 코로나19 방역 정책도 눈여겨봐야 한다. 현재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을 다시 추진 중이며, 우리나라도 방역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이 완화하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 중심으로 증시가 상승 탄력을 얻을 수 있다.

2월 7~11일 코스피지수. /자료=한국거래소

◇ 자산매입 축소 넘어 양적 긴축, 논의 내용 확인해야

미 연준은 지난 달 27일(현지 시각) FOMC 후 별도의 성명서를 내고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속도를 높일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시중에 달러화를 공급하기 위해 국채를 대량 매입했으며, 그 결과 보유한 국채 자산이 큰폭으로 늘었다. 이를 다시 매각해 달러를 회수하는 것을 대차대조표 축소라고 한다.

1월 FOMC 의사록이 중요한 이유는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 연준 위원들이 어떤 논의를 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긴축에 대한 위원들의 매파적 색채는 나날이 짙어지고 있다.

이달 10일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연은) 총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양적완화로 연준 자산이 급격히 불어났다며, '상당한 감축'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블라드 총재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자산매입 축소를 지속하되 상황에 따라 보유 자산을 적극적으로 매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양적 긴축에 돌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같은 날 "올해 중반까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지 않는다면 연준이 더 빠른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며 양적 긴축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대차대조표를 적극적으로 축소한다면 기준금리 인상 부담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연준이 양적긴축의 일환으로 모기지증권(MBS)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채는 만기가 돌아오는 것을 재투자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국채와 달리 MBS는 만기 도래분이 적기 때문에 재투자를 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현재 보유 중인 것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상무)도 "연준의 긴축이 3월까지는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는 데만 국한되겠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할지 논의한 내용이 의사록에 담겨 있을 수 있다"며 "다만, 대차대조표 축소의 시기까지 못 박았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로이터연합뉴스

◇ 인플레이션 40년 이후 최악…"연준 금리 7번 올릴 수도"

이처럼 연준의 긴축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10일(현지 시각)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에 비해 7.5% 상승했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7.3%를 웃도는 수치이며,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연료유와 중고차 가격이 각각 46.5%, 40.5% 오르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은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쏠리고 있다. 1월 미국의 PPI는 오는 15일에 발표된다.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기업은 생산 단가의 상승분을 소비자 판매가에 전가한다. 따라서 생산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한다면, 향후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률도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중 7회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얀 핫지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올해 매 FOMC 회의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7차례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라드 총재도 오는 7월 1일까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는 공격적인 인상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상태다.

미 PPI가 발표된 다음날인 16일에는 중국의 1월 CPI, PPI도 발표될 예정이다. 중국은 대외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인 만큼, 중국의 물가지수가 전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코로나 방역 완화, 리오프닝주 매력 높일 것

미 연준 발(發)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전환 가능성은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식당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뿐 아니라 백신 접종 증명도 요구할 필요가 없어졌다.

독일 쾰른의 메인 쇼핑지구 호헤스트라스(Hohe Strasse)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일리노이주 역시 이달 말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해제할 계획이다. 앞서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뉴저지, 펜실베니아 등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철회한 상태다.

유럽에서는 확진자 증가세가 어느 정도 잦아들자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식료품점 등 상점을 방문할 때 백신 접종을 증명해야 한다는 방침을 철회했고, 프랑스 정부도 이르면 다음달 초 백신 패스를 해제할 계획을 밝혔다. 그 외에 영국, 덴마크, 스웨덴 등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백신 패스를 철회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취소하는 등의 방역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방역패스를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거리두기가 다음주까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되는데, 이후 상황에 대해 방역패스를 포함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이 완화하면 투자 수요는 리오프닝 관련주에 쏠릴 가능성이 크다. 항공, 여행 관련주를 비롯해 화장품과 의류 및 소비재 관련주가 수혜를 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