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의 주요 음료 가격이 201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인상된다. 가장 많이 팔리는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는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카페라떼는 4600원에서 5000원으로 오른다.

장장 7년 6개월 간 같은 가격을 유지해온 스타벅스가 돌연 값을 올리기로 결정한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과 노동력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계 2위 원두 생산국인 베트남에서 코로나 봉쇄 조치가 장기화한 영향이 컸다. 세계를 휩쓴 인플레이션 압력은 '별다방'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의 커피 가공 공장에서 한 직원이 원두를 취급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커피 값 급등에 영향을 미친 더 큰 요인은 이상 기후 현상이다. 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가 인용한 스톡홀름 환경 연구소(Stockholm Environment Institute)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은 기후 변화에 가장 많이 노출된 산업이다. 지난해 잇달아 발생한 이상 기후가 각종 작물에 피해를 입혔는데, 커피 원두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은 오락가락 하는 이상 기후에 가장 큰 피해를 본 나라다. 작년 초 극심한 가뭄을 겪은 데 이어 7월에는 라니냐(동태평양 적도 지역에서 저수온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의 영향으로 대표적인 커피 생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서리가 내리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브라질의 7월 평균 기온은 12~22도다.

미 뉴욕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커피 원두 3월물 가격은 최근 2개월 동안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11월 8일까지만 해도 파운드 당 1.9965달러에 불과했으나 약 한 달 뒤인 12월 6일 2.502달러까지 급등했다. 현재는 2.3845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기상 기후에 몸살을 앓고 있는 작물은 커피 원두 뿐이 아니다. 작년 6월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낳은 북미 지역의 폭염과 이로 인한 산불, 가뭄 등 재앙에 가까운 기상 현상은 완두콩 가격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이는 콩으로 만드는 육류 대체 식품의 가격 급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연쇄 효과를 낳았다.

최근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의 덥고 건조한 기상 현상 때문에 대두 값이 급등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대두 1월물 가격은 두 달 간 18%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11월 8일까지만 해도 부셸(27.2kg) 당 11.884달러에 거래됐으나, 이달 7일 14.014달러까지 상승했다. 대두박(탈지대두) 1월물 가격은 같은 기간 30% 넘게 올랐다.

농산물 값의 급등은 분명 먹거리를 위협하는 악재지만, 재테크를 위해서는 역발상을 해볼 수 있다. 메타버스(가상세계)나 2차전지와 같이 인기 있는 테마 외에도 농산물 관련 상품을 담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 헤지(위험 회피)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브라질 한 농장 직원이 대두를 수확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농산물 투자에는 위에 언급된 선물을 매수하는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농업 관련 글로벌 기업의 주식을 사는 방법이 있다. 코르테바(Corteva)는 전세계 종자 시장을 독과점한 미국 업체다. 독일 제약사 바이엘에 인수된 몬산토, 중국 켐차이나에 인수된 신젠타와 더불어 글로벌 종자 시장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코르테바는 특히 지난해 미국 대두 시장 30%를 점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대두 시장 규모는 400억달러(약 48조원)에 달한다. 코르테바 주가는 지난달 20일 이후 현재까지 10% 넘게 상승했다.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는 미 시카고에 본사를 둔 대두 분쇄 및 가공 전문 업체다. 최근 대두 가격이 급등하자 이 회사 주가도 한 달 동안 10% 넘게 오른 상태다. 마찬가지로 대두 가공 및 수출업을 영위하는 번지(Bunge) 역시 한 달 동안 주가가 13.5% 급등했다. 브라질아그로(Brasilagro Companhia)도 같은 기간 13.9% 올랐다.

개별 기업이나 선물에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대두 선물과 'Goldman Sachs FS Government Fund' 등에 분산 투자하는 'Teucrium Soybean Fund(SOYB)'는 최근 한 달 간 수익률이 8.8%에 달했다.

'Teucrium Agricultural Fund'는 테우크리움에서 운용하는 밀 ETF, 설탕 ETF, 옥수수 ETF, 대두 ETF 등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Invesco DB Agriculture Fund'는 대두 선물, 설탕 선물, 커피 원두 선물 등에 분산 투자한다. 지난해 10월 22일부터 11월 23일까지 약 1개월 간 7% 넘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