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에 성공해서 치킨값 벌었다"
2021년 개인 투자자들에게 유행처럼 번진 투자 방법 중 하나는 '공모주 공략'이었다. 대형 공모주들이 이른바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뛴 뒤 상한가)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등장하자, 개인 투자자들 가운데 공모주가 나올 때마다 빠짐없이 청약 신청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지난해 개인들이 공모주 투자에 뛰어든 이유는 일반투자자들에 대한 신규 상장주 배정한도가 25% 이상으로 상향됐고, 균등 배정 방식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균등 배정 방식은 최소 청약 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청약자에 대해 동등한 배정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불안한 증시도 개인들의 공모주 참여에 한 몫 했다.
여기에 공모주 청약에 성공해 적은 수의 주식이라도 배정받으면 소액이나마 벌 수 있다는 소문이 번지자 개미들은 적극적으로 공모주 청약에 나섰다. 그러자 대형주에는 어마어마한 청약 자금이 쏟아져들어왔다. 지난해 2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공모에는 청약 증거금 63조6000억원이 유입됐고, 지난해 5월에 진행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공모 청약에는 80조원이 넘는 청약 자금이 몰리며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이에 국내 IPO(기업 공개) 시장은 역대급 호황기를 맞았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20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0년의 10조2000억원 이후 11년 만에 최고 금액을 갈아치웠다.
기업 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의 재무 정보를 대중에게 공개해 회사 주식의 일부를 투자자에게 공개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IPO를 하는 회사는 신규로 발행하는 주식의 주주를 공개 모집한다. 이때 발행되는 주식이 공모주다. 기업은 공모주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투자자는 청약을 통해 공모주를 구입할 수 있다.
올해도 IPO 대어급 기업들의 공모가 잇달아 예정돼있다. 이달에는 '초대어급'으로 평가받는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에 입성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하는 금액은 최소 10조9225억원에서 최대 12조7500억원이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60조1000억원에서 70조2000억원으로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시가총액 3~4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또다른 대어인 현대엔지니어링도 오는 25일과 26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2월 상장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쓱(SSG)닷컴, 컬리 등도 올해 중 상장을 목표로 주간사 선정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모든 공모주들이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수천 대 1에 달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기업들 가운데 현재 주가가 공모가 보다 20% 넘게 떨어진 곳들도 있다. 1700대1의 공모 경쟁률을 기록한 실리콘투(257720)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29% 하회하고 있다.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를 무조건 상회하는 것도 아니다. 지니너스(389030)는 상장과 동시에 주가가 공모가를 33%나 밑돌았다. 불안한 증시 영향으로 공모가를 낮게 잡았던 케이티비네트워크도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보다 7% 넘게 빠졌다.
청약 일정 확인과 증거금 납입, 상장 당일 매도 등에 피로감을 느끼는 투자자라면 공모주펀드가 충분히 대안 투자 방안이 될 수 있다. 공모주펀드는 공모주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때문에 증거금이 필요한 공모주와는 달리 소액으로도 가입할 수 있다. 공모주 균등배정 청약 외에 추가적으로 공모주 투자 확대를 원하는 투자자에게도 제격이다.
지난해 공모주 시장의 인기가 치솟자 덩달아 공모주 펀드에도 자금이 몰렸다. 지난해 공모주 펀드 설정액은 12월 기준 6조7000억원으로 1년 전인 2020년(3조6000억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공모주펀드 투자도 따져볼 건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모주펀드는 운용전략에 따른 성과 차이가 크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에 어떤 전략으로 운용되는 공모주 펀드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