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 코스피지수가 1월 효과에 힘입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월 효과는 연말에 증시 변동성을 키우던 요인들이 사라지고, 연초에 대한 낙관론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다른 달에 비해 주가 상승률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속도 등 변수들도 산적해 있는 만큼 IT나 리오프닝(경기 회복) 수혜주를 비롯한 일부 업종을 선별해 투자하는 게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마지막 증시 거래일인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64포인트(0.52%) 하락한 2977.6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해 동안 30% 넘게 상승한 지수는 동학개미 열풍에 사상 첫 3000고지를 밟고 상반기 3300선까지 올랐지만, 하반기부터 동력을 잃고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통화정책 불확실성,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지수는 2020년 말 대비 3.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해 증시 폐장일인 30일 코스피는 약세를 보이며 2,970선에서 한해를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5.64포인트(0.52%) 내린 2,977.65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장을 마감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 1월 효과 가능성…대선 이벤트 기대도

투자자들 사이에선 연말 삼천피를 사수하진 못했지만, 1월 시작과 함께 지수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해가 바뀌는 연초에는 차익실현 매물 증가, 배당락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다른 시기보다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이후 코스피지수는 12번 중 7번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정부의 정책 발표 등이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졌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절세 목적으로 연말에 매도에 나섰던 투자자가 연초에 다시 매수로 돌아서면서 1월 효과가 나타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가장 유력한 원인은 연초에 팽배해지는 낙관론"이라고 했다. 그는 "한 해를 시작하는 1월에 각종 기관이 제시하는 전망에는 대체로 희망이 곁들여져 있다"며 "그런 낙관론이 주가에 적극적으로 투영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권 연구원은 "물론 1월 효과가 무턱대고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마침 대부분 국가에서 부양책을 거둬들이는 시기라서 증시 주변 환경이 녹록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인플레이션 헷지(회피)를 위해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는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는 반드시 생겨날 것"이라며 "장단기 금리가 아직 역전되지 않은 만큼 주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하는 시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 지수가 부진했던 만큼 오는 1월에는 그 효과가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더 강력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1월 효과는 과거보다 통계적으로 퇴색된 감이 있지만 여전히 간과하기 어렵다"며 "특히 2010년 이후 직전 해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경우 그다음 해 1월 평균 등락률은 3.6%로 기존 1월 평균 등락률보다 4배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대선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다. 통상 대선 이벤트가 2개월 전부터 지수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월에는 지수가 대선 영향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야 정당 정책이 구체화되는 시기 역시 1월이다. 과거에도 대선 영향권 진입 초기에는 소폭 하락하다가 결국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번에도 대선 이벤트가 주가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선 과정에서 주안점은 새로운 정부 출범과 정책 출현으로 투자가 집중되는 분야에 둘 필요가 있다"며 "초기에는 보통 설비투자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새해 투자를 견인할 업종은 기존의 반도체, 2차전지에 더불어 신재생, 수소 밸류체인을 기존 사업에 장착하고 있는 건설, 철강, 운송 등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성장성 높은 IT·리오프닝 수혜주 주목

하지만 지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업종이나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연초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국한돼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주목한 업종은 IT, 반도체, 리오프닝 수혜주 등이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작업자가 웨이퍼 원판 위 회로를 만드는 데 쓰이는 기판인 포토마스크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주식시장도 여느 때처럼 난이도가 높을 것"이라며 "오미크론 확산과 테이퍼링 가속화 등 경기와 정책이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이익 모멘텀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수 방향성이 모호한 상태라 지수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게 기대수익률을 높일 방법"이라며 "그나마 향후 성장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IT 업종에 대한 성장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과 하드웨어, 서플라이 체인에 속한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전자부품, 플랫폼 등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년 1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도 IT 업종의 주가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 중 하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반도체 다운사이클은 과거보다 폭이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드 코로나 장기화 전망으로 메모리 반도체 주문이 늘어날 수 있고, 반도체 투자 확대도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가 회복되는 상황인 만큼 반도체 중심의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리오프닝 수혜주와 코스닥 시장의 중소형 성장주 비중을 늘리라는 의견도 있었다. 오미크론 변이가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조금씩 제기되는 만큼, 오미크론 변이 등장과 함께 연말 기간에 조정을 받았던 주식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주요국에서는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입원률이나 위중증 악화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투자자들은 '오미크론이 코로나 종식의 첫 단계'라는 결론에 베팅해볼 만하다"며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는 시기는 곧 리오프닝 수혜주 매수 타이밍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스닥 시장의 콘텐츠, 친환경, 바이오주도 주가 조정을 마무리하고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