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 LUNA (루나를 찾아라)'

오징어게임, 지옥에 이어 국산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가 지난 24일 공개됐다. 물 부족에 직면한 미래에 문제 해결을 위해 달 연구기지로 떠난 주인공이 마주한 첫 번째 암호였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지만, 이후 스토리는 줄곧 '루나'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3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빗썸 고객센터의 전광판. /연합뉴스

마침 현실 세계에도 루나가 화제다. 루나는 한국 개발자들이 주축이 된 토종 블록체인 '테라'를 뒷받침하는 가상자산의 한 종류다. 루나는 최근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추락을 거듭하는 와중에 나홀로 강세를 이어가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올해 초 개당 1달러에도 못 미치던 루나는 이번 달 들어 99달러까지 치솟았다. 1년 만에 가격이 1만4900%(약 150배)가 뛴 셈이다. 얼마 전에는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는데, 시총 규모로만 비교하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SK하이닉스(000660)(91조7000억원)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루나 가격이 급등하자, 테라 기반의 디파이(탈중앙화 분산 금융 서비스)에 고객들이 예치한 가상자산은 198억달러(한화 23조5000억원)로 불어났다. 이더리움에 이어 디파이 고객예치금 규모로 2위를 차지하던 바이낸스코인은 결국 그 자리를 루나에게 내줬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루나는 속도와 비용의 강점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한 디파이가 맞물리면서 기존의 강자 이더리움을 위협하는 입지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NFT와 디파이 시장 성장, 이에 따른 관련 블록체인이 새롭게 주목받았다. NFT는 이미 올해 3월 지난해 한 해 시장 규모를 넘어섰고, 디파이의 고객 예치금 규모는 약 1026억달러(약 121조9000억원)로 연초보다 295.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도 NFT와 디파이 성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에 경쟁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 한 연구원은 "아직까진 이더리움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인 가운데 2위를 유지하려는 루나, 바이낸스코인, 솔라나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루나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갈등을 빚었다는 점은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 루나 개발사는 지난해 넷플릭스, 테슬라, 애플 등 미 빅테크주 주가를 추종하는 합성자산인 '미러 프로토콜'(토큰)을 발행했고, SEC는 사실상 증권의 성격을 갖는 해당 토큰이 SEC에 등록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여부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