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랠리 의미

미국 뉴욕증시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다음날 휴장하는 가운데 주간으로도 3대 지수들이 모두 올랐다.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연말과 신년 초 강세를 보이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 산타클로스의 ‘산타’와 강세장을 뜻하는 ‘랠리’를 조합한 용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에 대한 과도한 공포가 후퇴한 자리에는 산타랠리가 고개를 들었다.

산타랠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임금 문화에서 기인한다. 이들 국가에서는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각종 보너스가 급증해 일시적 소비 급증이 이어진다. 기업들도 온갖 할인행사와 연말 마케팅으로 고객들의 지갑을 열게한다. 이와 함께 연말 연초에 나타나는 ‘내년 회복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견인한다. 이른바 ‘1월 효과(January effect)’다.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증시에서도 나타났다. 23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의 간판 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는 전장 대비 29.23포인트(0.62%) 상승한 4725.79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나스닥 지수는 131.48포인트(0.85%) 뛴 1만5653.37로 거래를 종료했다. 다우 지수는 196.67포인트(0.55%) 올라 3만 5950.56로 체결됐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주간으로도 3대 지수들은 모두 올랐다. 다우지수 1.6%, S&P 2.3%, 나스닥 3.2%씩 올랐다. 루홀드그룹의 짐 폴센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방송에서 “시장이 상승하기 시작하면 산타랠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 저가 매수자들이 주도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감염병 극복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재정지출 확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위험자산 선호심리 지속,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미국 증시는 양호한 경제지표와 오미크론 우려 완화 덕에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화이자에 이어 머크의 먹는 치료제를 긴급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또 노바백스의 백신 또한 오미크론에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이어지면서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 중 11월 내구재주문(예상 +1.6%), 11월 개인 소비(예상 +0.6%) 등 지표들이 양호한 흐름 보인 점도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미국 중앙은행(Fed)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PCE 가격지수와 근원 PCE 가격지수가 각각 전년 대비 5.7%, 4.7% 올라 모두 거의 4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이날 장중 발표된 소비자 심리지수가 전월대비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테슬라 등 경기소비재 섹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테슬라는 전날 7.5%에 이어 이날도 5.8% 오르며 연이어 이틀 간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초 이후 150억달러어치 주식을 매각한 이후 옵션행사를 거의 “다 끝냈다”고 밝힌 덕이다. 니콜라는 전기 트럭 첫 고객 배송을 완료하고 더 많은 차량을 인도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17.9% 올랐다. 반면 화이자(-1.41%), 모더나(-0.55%), 노바백스(-3.30%) 등 백신 관련주는 오미크론 우려 완화 소식에 향후 실적 둔화 가능성이 부각되자 하락했다.

12월은 갑작스런 오미크론 출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의 연준 통화정책 수순을 가늠하는 중요한 이벤트가 있던만큼 미국 증시의 경계감은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FOMC 이후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도 결론적으로 매파적(2022년 기준금리 3회 인상 등)이었던 FOMC 후유증에 대한 적응기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타랠리가 도래하는데 점검해야 하는 변수는 ▲FOMC 후유증 ▲오미크론 확산 ▲중국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효과 ▲휴먼 인프라 투자 법안 등이 꼽힌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12월 FOMC 후유증에 대한 적응기간에서 벗어나며, 연말까지 우호적인 주요 변수를 바탕으로 산타 랠리가 반등 형태로 도래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통상 연말연시에는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이지만, 국내 증시에서의 산타랠리를 기대하기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2000년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산타랠리 확률은 약 60~65% 수준이다. 문남중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사상최고치 경신 여파에 오전 강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장중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소화 매물이 출회되면서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단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