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투자 업계를 뜨겁게 달군 테마 가운데 하나는 메타버스(Metaverse)였다.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소식만 발표해도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고공행진했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기까지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메타버스를 넘어 향후 메가트렌드는 '웹(Web) 3.0′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진 새로운 세상을 뜻한다. 1992년 미국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Snow Cash'에서 처음 용어로 등장했다. 작년 말 젠슨 황 엔비디오 대표가 협업 플랫폼인 '옴니버스'를 발표할 때 메타버스를 사용하자 다시 회자됐다.

메타버스 테마가 기대감만으로 오른 것은 아니다. 메타버스 대표 플랫폼인 로블록스의 일일활성이용자(DAU)는 2018년 1200만명에서 2019년 1760만명, 2020년 3200만명으로 증가하며 실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음을 보여줬다. 올해 8월에는 이용자 수가 4820만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어난 수치다.

NFT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에는 메타버스를 넘어 웹 3.0의 트렌드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번역한 데이터 분석기업 메사리(Messari)의 'Crypto Theses 2022′ 리포트에 따르면 메사리는 2022년에는 웹 3.0 트렌드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웹 3.0은 간단하게 말하면 지능화되고 개인화된 맞춤형 웹이다. 1990년대 등장한 웹 1.0에서는 사용자가 정보를 읽을 수만 있었다. 2000년대 등장한 웹 2.0에서 사용자는 읽기와 더불어 쓰기까지 할 수 있었다. 다가올 웹 3.0에서는 사용자가 정보를 읽고 씀과 동시에 소유까지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웹 3.0에 주목하는 이유를 탈중앙화로 꼽으며 기존 웹 2.0 시대에서 중앙집중화된 플랫폼 기업이 데이터의 통제권을 지니게 되면서 개인정보 침해, 시장 독점, 정보 손실 가능성 등의 문제가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사용자들의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고, 사용자들의 정보를 중앙화된 서버에 모았다"면서 "웹 3.0에서는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가 암호화된다"고 설명했다.

송용주 대신증권 연구원도 "기존에는 디지털 파일이 무분별하게 복제되면서 소유권자의 경제권이 침해당하는 일도 잦았다"면서 "빅데이터가 새로운 권력으로 떠오르면서 탈중앙화 컴퓨터 기술인 블록체인이 개발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웹 3.0 시대가 오면 더불어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의 중요성과 인기도 덩달아 올라갈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NFT는 블록체인에서 생성 및 거래되는 가상 자산으로, 2021년 한정판 컬렉터블을 중심으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라이언 셀키스 메사리 대표는 "현재 NFT 분야에서 캄브리아가 폭발(다양한 생명이 폭발하듯 한 번에 지구상에 나타났던 5억년 전 캄브리아기에 있었던 현상)에 비유할 수 있는 혁신이 일어나려고 하고 있다"면서 "향후 10년간 NFT 아트 시가총액이 10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 연구원은 "NFT는 웹 3.0 커뮤니티의 멤버십 카드와 같은 역할을 하며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블록체인 지지자들에게 희귀한 NFT란 롤스로이스, 롤렉스처럼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한다. 특히 기대감이 충만한 미래 사업은 더 그렇다. 홍재근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 미래산업팀장은 "현실적으로 적용하려면 제도적 합의점과 기술적 완성도 측면이 보완돼야 한다"면서 "NFT의 저작권과 소유권의 분리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나 과세 제도 등이 아직 마련돼있지 않기 때문에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