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자율주행' 관련 테마가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정부가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필수 인프라 설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각 기업도 자율주행차 레벨3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단계에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벤츠)는 독일 당국으로부터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승인을 받아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경쟁 업체 미국 테슬라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90 4세대 모델에 레벨3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테마는 올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탓에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당했다.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메타버스, 2차전지 소재 관련 종목은 크게 뛰었으나 상반기에 강했던 미래차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4분기부터 공급난이 완화 소식이 전해지고, 관련 기업들의 자율주행차 출시 기대감도 일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은 증시에도 반영되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자동차에 투자하는 미국 상장 상장지수펀드(ETF)인 Global X Autonomous & Electric Vehicles ETF(DRIV)에 유입되는 자금도 급증했다. 이러한 자금 유입에 힘입어 이 ETF는 최근 1년 새 33% 이상 오르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애플은 오는 2025년에 완전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을 발표했다. 애플은 당초 예상됐던 출시 시기보다 1~2년 앞선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인텔도 지난주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를 내년 중반에 상장 계획을 언급했다.
우리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도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미래차 예산을 올해 대비 30% 증액한 4674억원으로 책정해 기술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20일 자율차 전용시험장(테스트베드) K-City에 완전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돕는 첨단시험 설비를 구축해 2단계 고도화 사업을 준공했다.
서울시 역시 오는 2026년까지 서울 시내 2차선 이상 모든 도로에서 자율주행차가 다닐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상반기 서울 도심 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로보라이드'(RoboRide)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자율주행차 테마를 타고 전장화 관련주도 주목받는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전장화가 필요하고 이는 자동차의 전자제품화를 의미할 수 있다. 전장화의 핵심에는 소프트웨어와 반도체가 있다. 소프트웨어는 연산을 구현하고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다. 센서 및 컨트롤러와 같은 반도체는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 하드웨어다. 자율주행 테마를 주목한다면 전장 밸류체인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자율주행 관련 기업으로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현대오토에버, 오비고 등이 있다. 센서 부문에서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LG이노텍, 엠씨넥스, 옵트론텍, 넥스트칩 등이 주목받는다. 컨트롤러 영역에서는 삼성전지, 삼화콘덴서, 아모텍, 텔레칩스, LG전자 등이 주목받는다. 액츄에이터 부문에서는 만도, 현대모비스가 관련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