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대기업 집단인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66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가총액 2위 그룹인 SK 계열사의 시총 합은 같은 기간 26조원 증가했다.

삼성그룹주는 삼성전자(005930)에서만 시총이 68조원 넘게 증발한 효과로 전체 시총 합이 크게 줄었지만, SK그룹의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와 SKIET(아이이테크놀로지) 등 대형주가 잇달아 신규 상장에 성공하며 1위 그룹인 삼성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었다.

그래픽=손민균

15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삼성그룹주 23개(보통주, 우선주 포함)의 시총 합은 지난해 말 744조원에서 이달 12일 678조원으로 줄었다. 일년이 채 안 돼 약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주의 시총이 급감한 것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30일까지만 해도 8만1000원이었지만, 현재는 7만원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 시총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각각 62조원, 6조66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장사 시총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에서 18%로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의 연이은 매도 행렬에 밀려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삼성전자 보통주의 경우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총 21조원을, 국내 기관이 14조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35조원어치를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국채 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순매도해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급망 차질 때문에 올 4분기 이후 반도체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의 시총 합은 3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차전지 기업인 삼성SDI(006400) 주가가 올 들어 12% 가까이 상승하며, 시총이 8조5000억원 가량 불어났다. 삼성화재(000810)(보통주, 우선주 합계) 시총 역시 1조9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삼성엔지니어링 시총이 73% 늘어나 가장 비약적인 성장을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코로나19 백신 생산 현장을 시찰하며 완성된 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때문에 시총이 대폭 줄어든 삼성그룹주와 달리, SK그룹주 26개(보통주, 우선주)의 시총 합은 지난해 말 172조원에서 이달 12일 198조원으로 15% 늘었다. 1위 그룹인 삼성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SK그룹주의 약진은 대형주의 잇딴 상장 성공 덕으로 해석된다. 시총이 각각 18조원, 12조원에 달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주식시장에 새로 입성한 데 이어, 지난 9월 상장한 SK리츠(395400)도 1조원 가까운 시총을 인정받고 있다.

3개의 신규 상장주를 제외하면 SK그룹의 이달 12일 시총 합은 166조원 규모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오히려 3.3% 감소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함께 직격탄을 맞은 SK하이닉스(000660)는 시총이 8조7000억원 증발했다.

지난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 SK바이오팜(326030) 역시 시총이 5조4000억원가량 줄었다. 작년 말 17만원 넘는 가격에 거래됐던 SK바이오팜은 대주주 SK(034730)의 주식 대량 매도에 주가가 연일 급락해, 3월 말 10만원까지 떨어졌다. SK는 지난 2월 24일 보유 중이던 SK바이오팜 주식 850만주(11%)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는데, 이날 하루만 17% 넘는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