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3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갇히는 소동이 발생했다. '제로 코로나'라는 방역 기조를 내세우는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한 명이 다녀갔다는 소식에 전원 대상 코로나 검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출입구를 막은 채 진행된 검사는 밤 10시 30분까지 계속됐고, 버스 200여대에 나눠탄 뒤에서야 디즈니랜드를 벗어날 수 있었다.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10월 31일 코로나 핵산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국내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시행된 지 열흘째가 된 가운데, 가장 먼저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중국이 계속되는 확산세로 방역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00명 이하로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제로 코로나 기조가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제로 코로나는 중국이 공산당 체제 선전에 활용하기 좋은 기조다. 시진핑 주석은 그동안 코로나 봉쇄 성공이 공산당 체제 우월성 때문이라고 선전해왔다. 코로나 기원이 중국이라는 외부 비난에 대응하면서, 내년 3연임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지에선 중국 코로나 봉쇄가 세계 보건에 기여했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백진규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위해 해외에 경제 성과를 알린 것처럼 내년 2월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중국은 어떤 수단이라도 동원하려 할 것"이라며 "올해 일본이 무관중 올림픽을 진행한 것과 달리, 중국은 내년 자국민 관람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 전까지 확진자 발생을 최소화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제로 코로나 기조에 대한 시장 반응은 좋지 않다. 제로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여행객이 줄고, 소매판매가 둔화하면 내수회복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이후 도시 간 이동 규제 조치 등으로 중국 내 여행객은 다시 줄어들면서 3분기 중국 관광 지출액이 2019년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인 7400억위안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주식시장도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기조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대규모 확산세가 아니지만, 중국 정부가 언제든지 강한 봉쇄나 통제 정책을 취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할 때마다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았다. 당시 최대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50여명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을 이탈할 가능성도 점쳐졌다. 중국이 전 세계 제조업의 30%를 차지하는 상황에 제로 코로나 지속으로 항만시설 운영 지연이 이어지면, 글로벌 공급망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심지어 홍콩, 상하이 등의 외자기업들은 정책 불확실성으로 사업 부문 이전을 검토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었다.

다만 이달에는 신규 확진자 급증세나 확산 범위 확대 범위가 둔화되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낙관론도 있다. 지난해 2월 코로나 확산 이후 중국 내 코로나 확산 지속 기간은 한 달 남짓이었다. 주가 하락 기간은 5거래일 정도였고, 낙폭도 3%대 내외였다. 지난달부터 중국 증시는 확진자 수 증가로 이미 2%대 낙폭을 보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