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렌터카 업체 주가가 급반등하고 있다. 허츠 글로벌 홀딩스(이하 허츠)는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까지 끌어올리는가 하면, 에이비스버짓그룹(에이비스버짓)은 어닝 서프라이즈 속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허츠 매장. /트위터 캡처

2일(현지 시각) 미국 장외 주식시장에서 허츠는 전날보다 0.91달러(2.66%) 상승한 35.06달러에 마감했다. 허츠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올해 8월 말 기준 16.8달러에 불과하던 주가는 두 달 만에 108.9%가 상승했다.

앞서 허츠는 지난해 6월 코로나 여파로 파산 위기를 맞으면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올해 6월 30일 구조조정에서 벗어났고, 현재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마크 필즈가 임시 CEO를 맡고 있다.

얼마 전 허츠는 테슬라 주가를 1000달러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허츠는 내년 말까지 테슬라의 보급형 세단 모델3 10만대를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하반기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하던 테슬라 주가는 이 소식에 '천슬라' 고지에 올라섰고,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아직 허츠의 모델3 주문 계약 여부와 관련해선 두 회사 간 입장이 엇갈린다. 허츠 측은 이미 모델3 인도를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반박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주가 상승이 허츠 소식 때문이었다면 아직 어떤 계약도 체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썼다.

허츠 경쟁사로 꼽히는 에이비스버짓 주가는 2일 하루 만에 185.71달러(108.31%)가 폭등했다. 이날 하루 미국 증시에서 가장 큰 주가 상승폭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돈 가운데, 숏스퀴즈(공매도 투자자가 주가가 오르자 손실을 막으려고 주식을 다시 매수하는 현상)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 3분기 에이비스버짓 주당순이익(EPS)은 10.74달러로 기존 시장 예상치인 4달러를 큰 폭 상회했다. 에이비스버짓의 매출액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1400% 증가했다. 코로나로 위축됐던 여행, 레저 산업이 살아나면서 렌터카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CNN, CNBC 등 주요 외신은 에이비스버짓에 대한 숏스퀴즈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에이비스버짓 유동주식 중 20% 이상은 공매도로 대여된 주식이다. 에이비스버짓 주가 상승으로 공매도 투자자들 손실이 커지자, 주식을 매수해 공매도 물량을 갚는 과정에서 주가가 더 올랐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처럼 높은 공매도 비중이 보여주듯, 에이비스버짓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온 만큼 향후 추가 상승에는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에이비스버짓은 올해 7월부터 110% 넘게 상승했고, 연초를 기준으로 하면 380% 가까이 상승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선뜻 매수 버튼을 누르기 부담스러운 주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