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모주 투자자들의 상장 첫날 수익률이 평균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이 43%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모주 투자 과열 현상의 원인을 넘치는 유동성과 주식 시장의 불확실성에서 찾았다.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 기간을 늘리면 손실을 볼 위험이 있는 반면, 상장 첫날 2배 수익을 보고 팔겠다는 단기 투자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업 73개의 상장일 평균 주가 등락률은 59.8%였다.
이른바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에 성공한 회사도 많았다. 73개사 가운데 총 16개 회사가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대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를 비롯해 최근 상장한 일진하이솔루스(271940), 브레인즈컴퍼니(099390), 플래티어(367000), 원티드랩(376980), 맥스트 등이 따상에 성공했다.
올 초부터 나타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들의 주가 급등락에 영향을 받아 일부 스팩이 따상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한화플러스제2호스팩과 삼성머스트스팩5호가 상장 첫날 공모가(2000원)보다 160% 높은 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스팩은 통상 합병 대상 기업을 찾았을 때 주가가 급등하는 만큼, 이처럼 상장하자마자 매수가 집중되는 것은 '묻지마' 투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 증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올해 '새내기주'들이 상장 당일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지난해 상장한 회사 93개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 93개의 상장일 평균 주가 등락률은 42.8%에 그쳤다.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한 회사도 93개 중 10개에 불과했다. SK바이오팜(326030)과 카카오게임즈(293490) 같은 대어들이 따상에 성공한 후, 연말 상장에 나섰던 석경에이티(357550) 등 6개 종목이 줄줄이 따상을 기록했다.
공모주의 상장 첫날 투자 수익률이 올해 들어 현저히 높아진 데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그만큼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공모가가 기업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의 상단보다도 더 높게 정해진 경우가 많았지만, (높은 가격을 감수하면서) '단타'를 노리고 상장 첫날 매수한 투자자가 많았다"며 "유동성은 풍부한데 증시 변동성이 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신규 상장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대부분 상장 첫날 최고조에 이른다. 반면 상장 후 시간이 흐르면 기존 상장사들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하기 때문에, 공모주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상장 첫날 시초가에 주식을 사서 당일 매도하는 전략을 많이 사용한다.
김 연구원은 그 외에도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경쟁력이 지난해 상장사들에 비해 대체로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는 메타버스나 2차전지 등 경쟁력 있는 분야의 기업들이 증시에 많이 입성했다"며 "이 때문에 공모가가 다소 비싸게 산정됐음에도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모주의 첫날 상승률은 올해 상장사들이 높았지만, 3개월 보유 시 수익률은 지난해 상장사들이 월등히 높았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93개 종목은 상장 후 3개월 간 50%가 넘는 평균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셀바이오(323990) 같은 종목은 620%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이오플로우(294090), 알체라(347860), 명신산업(009900), 하나기술(299030)도 상장 후 석 달 동안 20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 상장한 기업 47개의 3개월 평균 상승률은 37%에 그쳤다. 석 달간 200% 넘게 오른 종목은 메타버스(가상세계) 관련주로 꼽히는 영상 시각효과(VFX) 업체 자이언트스텝(289220) 하나뿐이었다. 그 외에 삼성스팩4호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가 100%대 상승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해 들어 공모주의 3개월 보유 수익률이 낮아진 것은 지난해와 달리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며 횡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모주를 3개월 넘게 장기 보유한 투자자들은 지난해에 비해 높은 수익을 얻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3월 19일 1439.43에서 올해 초(1월 11일) 3266.23까지 오르며 1년 도 안 되는 기간에 12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같은 기간 133%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는 1월 초 이후 2900~3300사이에서 등락하며 현재까지 박스권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코스닥지수의 경우 8월 초 1062.03까지 오르며 2000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연일 2% 넘게 급락해 960대까지 떨어졌다 다시 반등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