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수소연료탱크 제조사 일진하이솔루스(공모가 3만4300원)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1471대 1, 일반 청약 경쟁률은 654대 1, 일반 청약 증거금은 36조6730억원이며 증거금 모집 규모는 역대 6위다.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77.7% 수준으로 상장 당일 유통물량은 14%가 채 안된다. 일진하이솔루스가 청약 과정에서 보여준 기록을 미뤄 짐작할 때,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 형성한 뒤 상한가)'도 기대해 봄 직하다.
일진하이솔루스가 도대체 어떤 기업이길래 앞서 상장한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인 카카오뱅크(323410)나 크래프톤(259960)만큼 시장의 관심을 받았을까. 일단 증권가는 일진하이솔루스가 상장하면 수소차 대장주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일진하이솔루스가 제조하는 수소연료탱크는 수소차 가격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기 때문이다. 수소연료탱크는 현재 고성장 초기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이 수소연료탱크를 제조할 수 있는 유일한 국내 기업이다.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고 있기에 시장 수요가 즉각 반응한 것이다. 일진하이솔루스는 현재 현대차(005380) 수소차인 '투싼'과 '넥쏘' 등에 수소연료탱크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수소차 1위 업체다. 수소차는 아직까지 전기차 대비 효율이 낮고 가격 경쟁력과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정책 지원과 대량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수소차 수혜주로 두산퓨얼셀(336260)·코오롱인더(120110)·상아프론테크(089980)·효성중공업(298040)·효성첨단소재 등을 꼽았다. 그러나 대부분 연료전지·분리막·충전소 등과 관련된 부품·소재 회사로, 핵심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업체는 이번에 상장하는 일진하이솔루스 뿐이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일진하이솔루스가 9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유진투자증권 리포트(보고서)도 나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일진하이솔루스는 넥쏘 차기 모델까지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 2025~2026년까지 성장 가시성이 매우 높다"며 "상용차·선박·기차·항공기 등 교통 부문에서 수소의 영역이 늘고 있고, 수소 충전용 저장용기 상용화도 추가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목표주가로 9만원을 제시했다. 이는 공모가 대비 162.4% 높은 가격이다. 첫날 따상에 성공하면 8만9180원이 돼 얼추 비슷한 가격이 된다.
한 연구원은 이어 "경쟁사가 진입할 수 있지만 수소차 시장이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어 중장기 성장은 오랜 기간 유지될 것"이라며 "일진하이솔루스는 상장 자금으로 수소 저장용기의 생산능력을 2023년까지 3배 증설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일진하이솔루스는 미국·유럽의 수소차 업체, 유럽의 수소 인프라 관련 기업과 수소 탱크 공급에 대해 논의 중이거나 완료한 상태"라며 "해외 업체의 수소 저장용기에 대한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커질 것이며 해외 모멘텀(상승 동력)이 가시화하면 더 높은 평가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일진하이솔루스 상장으로 수소 관련주까지 같이 살아날지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수소 관련 육성 정책과 글로벌 수소 산업 확대 등은 예견된 수순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한 달간 수소차 관련주는 꿈틀거렸다. 상아프론테크는 지난 8월 1일부터 지난 8월 31일까지 무려 25.93% 상승했다. 두산퓨얼셀은 같은 기간 11.58% 올랐으며 코오롱인더도 9.43% 올랐다. 효성중공업과 효성첨단소재도 각각 9.77%, 5.27% 상승했다.
앞으로 있을 수소차 관련 행사도 수소차 수혜주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는 7일 현대차가 수소 관련 기술과 비전을 공개하는 행사(하이드로젠 웨이브)를 열고 미래 수소 모빌리티와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 등을 처음 공개한다. 다음 날인 8일에는 현대차·SK(034730)·포스코 등 국내 주요 그룹 10곳이 참여하는 수소기업협의체가 출범한다. 협의체는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민간기업 주도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해 만들어졌다. 협의체는 앞으로 정기총회와 포럼 등 행사를 열고 각 회사의 수소 사업 협업 확대, 투자 촉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