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의 상장지수증권(ETF)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보고 있다. 1, 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굳건한 양강 체제에서 조금씩 영역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테마형 ETF를 차례로 출시해 올해 안에 두 자리 수 점유율을 확보하고, 4위 업체(한국투자신탁운용)와의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계획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ETF 브랜드 'KBSTAR'는 전체 ETF 시장의 8.9%를 점유했다. 지난해 말 점유율이 6.2%에 불과했으나, 약 반년 만에 2.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최근 들어 국내 ETF 시장의 기존 구도는 점점 흔들리는 추세다. '부동의 1위' 삼성자산운용 'KODEX' 브랜드의 ETF 시장 점유율이 지난 6월 1일 50.46%에서 2일 49.97%로 하락하며 과반을 내줬으며, 현재는 45.9%까지 내렸다.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브랜드는 지난 6일 ETF 시장 점유율을 30%로 높였다. 특히 지난해 12월 출시된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의 순자산총액이 1조6300억원으로 불어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으며, 그 외에도 2차전지와 반도체 등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KB자산운용이 급속도로 치고 올라오며 경쟁에 가세하자,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KB가 이 같은 성장 속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삼성·미래 양강 체제를 흔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브랜드가 5.1%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4위에 올라 있지만, KB자산운용 측에서는 '아직 의식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는 반응이다.
KB자산운용은 주요 무기로 채권형 ETF를 내세우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ETF 중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ETF들이 순자산총액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특히 'KBSTAR 국고채3년선물인버스'는 코스피200 지수에 투자하는 대표 상품 'KBSTAR 200′(1조352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자산총액(602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그 외에도 'KBSTAR KIS종합채권(A-이상)액티브'와 'KBSTAR 단기국공채액티브', 'KBSTAR KIS단기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KBSTAR 단기통안채' 등 단기채에 투자하는 상품들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단기채 펀드는 실제로 올해 초부터 계속된 채권 금리 상승 추세에서 시중 자금을 모으며 인기를 끌었다. 올해 1월 1.7%대에서 등락했던 한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6월 초 2.2%를 돌파했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채권 가격을 떨어뜨리고, 이는 장기채 펀드의 투자 수익률을 낮추는 한편 단기채 펀드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KB자산운용이 현 수준에서 ETF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테마형 ETF를 더 공격적으로 출시하는 한편 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의 시너지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 매니저는 "KB자산운용의 강점은 은행 계열사 KB국민은행이 있다는 것"이라며 "은행 창구를 통해 ETF 판매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이 타사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한 만큼, 이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은 아직 채권형 ETF 위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향후 테마형 ETF를 공격적으로 출시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오는 9월 친환경 발전 사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클린에너지 ETF를 출시하는 등 테마형 ETF를 지속적으로 내놓아,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