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에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10만원대를 간신히 붙들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국내 시가총액 2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던 SK하이닉스는 지난 13일 장 중 한때 9만8900원까지 하락하며 NAVER(035420)에 시총 2위 자리를 잠시 내주기도 했다.
'패닉셀'을 우려했던 것과 달리 이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 오른 10만1500원으로 마감했다. 개인은 이날만 총 20억8500만원어치 SK하이닉스를 사들이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여의도 증권가도 단기적으로 SK하이닉스에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고 있다. 각 증권사는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SK하이닉스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3~4월 19만원(키움증권)~20만원(NH투자증권)까지 높여 잡았던 목표가는 이달 들어 13만원(하나금융투자)~12만5000원(하이투자증권)까지 낮아진 상태다.
기업들의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쌓이고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영향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관한 관심이 낮아져 연말 전까지 전고점 회복 수준의 유의미한 반등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는 세계적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메모리-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제목의 리포트(보고서)를 내고 D램 공급과잉 상황이 악화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5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낮췄다. 이런 전망 영향으로 SK하이닉스는 지난 12일까지 앞선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13일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 4일과 비교하면 16.12% 하락한 가격이다.
그럼 SK하이닉스는 지금이 '줍는 시점'일까 '도망쳐야 하는 시점'일까. 만약 줍는다면 SK하이닉스는 어디까지 떨어지고 언제 주워야 좋을까. 이와 관련해 최근 한 펀드매니저와 대화를 나눴는데 그는 "8만7000원선 밑으로 SK하이닉스가 떨어질 때 줍는다면 2년 후에 50%가량 수익이 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가 한 분석은 이렇다. 어쨌든 SK하이닉스는 국내 우량주인 데다가 반도체 업황도 주기적인 사이클을 타고 내렸다가도 오르고 올랐다가도 내린다. 현재는 2018년 4분기보다 반도체 업황이 양호하다. 당시 시장에서는 2년 넘게 이어져 온 반도체 호황이 막바지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오면서 9만원선까지 올랐던 주가는 6만원까지 내려앉았다. 지금은 PC를 제외하고 서버·모바일 등의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 과잉 가능성도 크지 않아 2018년보다 나은 상황으로 여겨지고 있다. 즉, SK하이닉스는 언젠가 오를 주식이라는 것이다.
SK하이닉스를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언제' '얼마일 때' 사느냐가 중요하다. 다만 모든 주식은 매수·매도 타이밍이 관건이다. 그는 8만7000원선을 말했는데, 이는 SK하이닉스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이 0.9배 수준일 때의 주가다.
이 매니저는 "최근 10년을 보면 SK하이닉스는 PBR 최저 0.8배에서 최고 1.6배 수준에서 움직인다"며 "반도체 업황이 부진할 때는 PBR 1배 미만으로, 업황이 좋을 때는 1.4배 이상으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BPS)으로 나눈 값인데, PBS는 주로 우상향하니까 이익이 난다고 전제할 수 있다"라며 "저점과 고점을 확실히 잡기는 어려운 만큼 PBR 0.9배에 사서 1.3~1.4배에 팔게 된다면 의미 있는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PBR은 시가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을 뜻한다. 주식의 적정가격을 분석하는 투자 방법으로 PBR이 낮으면 저평가, 높으면 고평가된 주식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어떤 기업의 PBR이 1배를 밑돌면 이 기업이 부도가 나 자산을 다 팔고 청산할 때의 가치보다 현 주가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경기순환주에서 PBR 밴드가 직관적인 투자 도구로 이용된다. 이 때문에 투자 전문가들은 흔히 "PBR이 낮을 때 사라"고 조언한다.
이 펀드매니저는 마지막으로 "SK하이닉스가 8만9000원 밑으로도 더 떨어질 가능성도 무시 못 하지만 이 아래 가격이라면 적립식 펀드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사둬도 괜찮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