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하루 동안 베트남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684명이 나왔다. 지난달 24일 9225명을 넘어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며 1만명에 육박한 확진자가 쏟아진 것이다.
도시별로는 최대 도시인 호찌민에서 3898명이 나왔고 빈즈엉에서도 3210명이 확진됐다. 수도 하노이도 확진자 114명이 나왔다. 9일에도 9323명이 확진됐다. 8일보다는 다소 줄었지면 연일 9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베트남 확진자 추이를 소개하는 이유는 이 나라가 세계적 기업들의 생산기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의류와 신발,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면 대부분 베트남에 대규모 생산공장이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 베트남이고 이곳에 있는 기업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베트남 확진자의 급증으로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달 14일 베트남 방역당국의 지시로 대만 기업 파우첸(Pou Chen Corporation‧寶成工業)의 호찌민 공장 운영이 열흘 동안 중단됐다. 파우첸은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스포츠 브랜드 회사의 수주를 받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으로 신발을 만드는 곳으로 세계 최대의 운동화 제작기업이다.
파우첸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2억4400만 켤레의 신발을 만들었다. 아디다스는 베트남 방역당국의 규제로 올해말까지 5억 유로(약 670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호찌민 인근 동나이성에 있는 나이키 신발 공급업체인 창신 베트남(Changshin Vietnam)의 공장도 폐쇄됐다. 창신 베트남은 국내 기업인 창신INC의 해외 계열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트남 섬유의복협회를 인용해 "베트남 의류와 섬유 공장의 30% 이상이 최근에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나이키 등 스포츠 브랜드 기업만 베트남 확진자 추이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005930)는 베트남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에서 대규모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 베트남에 진출했다. 정보통신 및 모바일 기기 사업부(IM)가 주요 생산기지를 이곳에 두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박닌성 옌퐁공단에 스마트폰 1공장을, 2013년에는 타이응옌성 옌빈공단에 스마트폰 2공장을 설립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인 1억5000만대가량이 베트남에서 만들어진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베트남 법인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액은 54조5000억원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베트남 공장 가동률은 6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더 불안한 것은 베트남의 전방위 코로나 확산은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인구 9800만명 중 1%에 불과하다. 1만명이 최고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당분간은 글로벌 의류기업이나 삼성전자처럼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둔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베트남 확진자 수를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생산기지 베트남에 언제까지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될지가 올해 이곳을 거점으로 삼는 기업들의 이익에 직결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