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5개 중 3개는 철강 테마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적게는 42% 많게는 45% 넘게 오른 상품들이다. 해외 주식형 ETF 중에서는 베트남주식 관련 상품 성과가 좋았다.

조선비즈

5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지난 1월 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수익률이 가장 높은 국내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철강증권ETF(주식)으로 약 45.75% 상승했다. 기본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ETF가 집계 대상이었다.

KODEX철강증권ETF는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분류체계 중 ‘철강’ 섹터에 속한 기업 주식을 기초로 산출되는 ‘KRXSteels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있다.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현대제철(004020)로 그 비중이 23.17% 수준이고, POSCO(18.99%), 동국제강(460860)(17.30%) 등이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KB자산운용의 KBSTAR200철강소재증권ETF(주식)으로 같은 기간 43.52% 상승했다. 코스피200철강소재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있다. 현대제철(21.97%), 동국제강(19.24%), POSCO(15.50%), 고려아연(010130)(12.96%) 등을 담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중국 철강 감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중국 정부는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철강 생산을 줄이고, 철강재 수출 시 적용되던 세금 혜택을 없애기로 했다. 그동안 중국 철강업체들은 철강재를 수출하면 약 13%의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지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강한 정부의 감산 의지와 조치로 하반기 철강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수요 둔화보다 공급의 축소 폭이 클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 철강사는 중국 감산 정책으로 인한 판가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겠다”고 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과도한 생산에 대한 경계 메시지로 중국 내 중소형사들의 퇴출 가능성이 커졌다”며 “중국의 생산 및 수출 감소는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산 제품이 축소되는 동시에 기타 해외 지역에서도 중국산과 경쟁에서 국내 업체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제철 충남 당진제철소의 모습. /현대제철 제공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200철강소재증권ETF(주식)는 4번째로 높은 수익률인 42.58%를 기록했다. 코스피200철강소재지수를 추종하며, 고려아연 투자 비중이 22.41%로 가장 높다. 현대제철(18.84%), POSCO(18.52%), 동국제강(18.16%), 풍산(103140)(9.26%) 등에도 분산투자하고 있다.

철강테마 외에는 KODEX운송증권ETF(주식)와 TIGER200산업재증권ETF(주식)가 각각 43.41%, 40.13%를 올라 수익률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ODEX운송증권ETF는 KRX운송지수를 추종하는데, 주요 투자 종목은 HMM(011200)(28.72%), 현대글로비스(086280)(15.74%) 등이다. 코스피200산업재지수를 기초 지수 삼는 TIGER200산업재증권ETF는 HMM(22.70%), 삼성물산(028260)(18.55%), 대한항공(003490)(11.37%) 등에 투자한다.

해외 주식형 ETF 중에서는 베트남주식 관련 상품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ETF(주식-파생형)은 올해 들어 61.79% 상승했다. 블룸버그가 산출해 발표하는 블룸버그VN30선무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펀더멘털 개선 축이 정부와 민간으로 넘어오면서 상장사 이익 개선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베트남 증시는 주변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밸류에이션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베트남판 동학개미운동으로 VN지수 추가 상승 여력도 남았다”고 덧붙였다.

같은 기간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ETF(주식-파생형)와 KINDEX베트남VN30증권ETF(주식-파생형·합성) 수익률이 각각 51.60%, 45.10%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ETF는 해외에 투자하는 ETF 중 처음으로 순자산 1조원을 넘긴 상품으로, 중국 전기차 밸류체인에 투자하고 있다.

한편, 전체 평균 수익률로만 비교하면 해외주식형 ETF가 연초 이후 18.40% 오르면서, 국내 주식형 ETF(8.33%)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ETF(3조6962억원)와 해외 주식형 ETF(3조2611억원) 설정액 모두 3조원 넘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