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통업체 아마존 주가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폭락했다. 지난해 높은 기저 효과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정상화로 성장 둔화가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왔다. 아마존은 지난해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온라인 등 이커머스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보였다.
아마존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꼽는 탑픽 중 하나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테슬라로, 그 규모는 93억달러이고, 애플(약 40억달러)과 아마존(약 19억달러)이 2, 3위로 뒤따랐다.
지난 30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아마존은 7.6% 하락하며,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대장주인 아마존의 급락은 뉴욕증시 주요 지수 약세로 이어졌다. 같은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4%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지수는 각각 0.5%, 0.7% 밀렸다.
올해 2분기 아마존 매출액은 1131억달러로 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을 2.0% 하회했다. 미국회계기준(GAAP) 주당순이익(EPS)은 15.12달러로 컨센서스를 23.5% 웃돈 가운데, 아마존 매출성장률은 지난 5월 중순 이후 10% 중반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가이던스 역시 보수적으로 제시됐다. 아마존은 3분기 매출액 1060~1120억달러(10~16%), 영업이익 25~60억달러(전년동기 62억)로 전망했다. 코로나 관련 매출 변화를 반영하고, 하반기 외부활동 본격화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 가이던스를 낮춘 것으로 풀이됐다.
한주기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광고, 아마존 웹서비스(AWS) 등 실적은 견고했지만,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이커머스 부문의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겠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개 분기는 높은 기저효과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말 이후 아마존 성장성을 고려하면, 주가 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앞으로 주가가 추가 하락하면, 오히려 벨류에이션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졌다. 현재 아마존의 12개월 예상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 영업이익(EV/EBITDA)은 22.2배로 5년 평균(23.4배)의 -0.4 표준편차 수준이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까지 리테일 부문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클라우드 부문 수요 확대, 물류 투자 효과 본격화 등을 감안하면 주가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한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추가 하락 때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아마존의 주가 하락이 크게 우려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배런스는 "지난 12개 분기 아마존의 실적 발표 이후 주가 추이를 보면, 좋은 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할 확률은 67%였다"며 "2018년 3분기 아마존 주가가 주당 1782달러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런 아마존의 급락이 개별 종목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는 의견도 있다. 아마존을 비롯한 미국 빅테크주는 대표적인 성장주다. 일반적으로 성장주는 현재 이익보다는 향후 성장성을 보고 주가가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오기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홍콩 법인장은 "지난해 중반부터 올해 초까지 나타났던 모든 종목이 전부 상승하던 시장 패턴은 마무리됐다"며 "지금의 이익 발표치가 아닌 성장성에 중점을 투는 투자자들 시각이 보편화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개별 종목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