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국내외 증시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꾸준히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지금과 같은 조정장을 활용해 그동안 눈독 들인 종목을 매수하거나,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종목을 추가 매수하며 물타기 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73포인트(1.07%) 하락한 3217.9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일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3305.21)를 기록한 코스피지수는 이후 7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이 기간 지수는 2.64% 하락했다.

일러스트=정다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미국에서 국채 금리가 하락한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특히 국내에선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수도권에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이 결정됐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강화된 방역 조치다.

이 기간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3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오른 5일과 6일 순매도에 나섰던 개인들은, 7일(1조1632억원) 지수 반락과 함께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후 8일과 9일에는 각각 1조942억원, 1조8005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들 사이에선 지수가 낙폭을 키우면서, 저가 매수를 시도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직장인 이소정(28)씨는 "연초에 현대차(005380)를 24만원대에 들어가서 물려 있었는데, 22만원대로 떨어지기에 추가 매수 해봤다"며 "이런 흐름이 생각만큼 오래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와 종목 토론방에서도 주가가 하락해 매수해야 할 종목을 묻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바겐세일에 주울 만한 종목을 추천받는다' '지금이 각인데 삼성전자(005930), 현대차, SK하이닉스(000660) 중 어디에 들어가야 하느냐' 등 내용이다.

업종별로는 통신과 서비스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3조2709억원), 전기전자(1조9064억원), 운수장비(6701억원), 금융(4689억원), 화학(3697억원)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005930)(1조876억원)를 가장 많이 샀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8일에는 종가 기준 7만원대로 떨어졌는데, 삼성전자 종가가 8만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21일(7만9900원) 이후 13거래일 만이었다.

뒤이어 SK하이닉스(3816억원), 현대차(2860억원), 삼성전자우(005935)(2542억원), LG전자(066570)(1846억원), KB금융(105560)(1339억원), 기아(000270)(1301억원) 등을 1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SK하이닉스와 현대차는 사흘 동안 각각 4.4%, 4.23%씩 하락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75명 늘어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최다 확진자를 기록한 8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버스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증권가에서도 이번 조정이 길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1차 유행 때를 제외하고 2, 3차 유행 당시 경기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았고, 주가 영향도 단기적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개인들의 순매수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차 재유행을 앞선 2~3차 대유행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결론적으로 2차 유행 당시 국내 코스피지수 조정 폭은 6% 수준에 불과했다"며 "3차 유행 때 코스피는 코로나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 국채 금리 급락 현상을 경기 둔화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자는 입장"이라며 "코로나 재확산으로 경기 사이클이 숨 고르기 할 순 있어도 추세적으로 확장 국면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하반기 경제 재개와 강력한 경제 정상화 수요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이번 사태가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겠지만, 조금 더 길게 보면 한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근거(경기와 기업 실적 개선)는 유효하다"며 "과거와 마찬가지로 '신규 확진자 증가-방역 강화·경기 위축-신규 확진자 감소-경기 개선·방역 완화' 패턴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환시장이 불안해진 만큼 증시 조정폭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시각도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1149.1원에 마감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고 기록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16일(1147.4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 중에는 11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은 국내 외환시장이 코로나 확산세에 민감하게 반응 중이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크다"며 "거리두기 4단계가 이제 시작됐고, 검사체 수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둘 때, 환율 오버슈팅(일시적 폭등)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인들이 계속 주식을 사들이는 동안 외국인과 기관 모두 순매도에 나섰다. 외국인과 기관은 7~9일 사흘 동안 각각 2조1809억원, 1조9685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200선물을 3조원가량 순매도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 2014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