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모주 대어(大魚)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의 상장 일정이 확정되면서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졌다. 한국금융지주(071050), 카카오(035720), KB금융(105560) 등 카카오뱅크 지분을 가진 종목들을 중심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분위기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전날보다 5500원(5.07%) 하락한 1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전날까지 약 26.8% 올랐다. 카카오뱅크 지분을 보유한 만큼, 상장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28일 공시를 통해 기업공개(IPO) 일정을 발표했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3000~3만9000원으로 2조1598억~2조5525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다음 달 26~27일에 일반 청약을 받고, 오는 8월 5일 신주 6545만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전날 카카오뱅크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카카오(31.62%)다. 한국금융지주도 자회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6.97%)과 한국투자금융지주(4.65%)의 지분을 합치면 사실상 카카오와 같은 지분을 가진 셈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가 상장했을 때 대규모 일회성 이익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며 "상장 이후에도 카카오뱅크가 지속적으로 이익에 기여하면서 업황 부진을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상장에 따른 이익은 4628억~5699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이달 들어 카카오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하며, 유가증권 시장에서 처음으로 NAVER(035420)(네이버)를 꺾고 시가총액 3위에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4월 액면분할 효과에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 상장 기대감을 업고 주가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KB금융의 경우 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지분을 9.3%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이번 카카오뱅크 상장 대표 주관사로는 KB증권이 선정됐다. 대어급 IPO인 만큼 청약 흥행에 성공하면 주관사는 높은 수수료 이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신규 계좌 개설 증가 등 리테일 부문의 낙수효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밖에 카카오뱅크 지분을 보유한 회사 대부분이 수혜주로 분류된 상황이다. 넷마블(251270), 예스24(053280)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각각 3.74%, 1.39% 수준이다. 예스24는 지난 4월 연초부터 추진해온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을 갑작스레 철회했다. 시장에선 향후 더 큰 시세차익을 노리기 위한 취지였다는 반응이다.
다만 증권가 일부에선 카카오뱅크가 지닌 성장 잠재력은 분명하지만, 지분을 보유한 종목들의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다가오는 만큼 지난해 수준의 IPO 흥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을 비롯해 카카오뱅크가 새롭게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무궁무진하다"면서도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수혜를 보긴 하겠지만, 이미 주가가 충분히 기대감을 반영한 종목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지분율이 작은 기업들이 주식 처분이 자유로운 만큼 유리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카카오뱅크 상장은 은행업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 1994년 기업은행이 증시에 입성하고 약 27년 만이다. 공모가 기준으로 시장에서 예상한 기업 가치는 최대 20조원 안팎이다. 이날 기준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카카오뱅크 가격은 주당 9만2500원에 형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