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코스닥지수가 지난 4월에 기록한 연고점을 향해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로 중소형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지수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천스닥 아래로 떨어지긴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별 호재가 있는 산업과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자들은 이런 산업과 종목을 잘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코스닥시장을 주도해온 바이오주보다는 반도체나 게임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 하반기에도 천스닥 가능… 성장주 투자심리 개선

조선비즈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 13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12곳이 하반기 코스닥지수 전망을 제시했다. 이 중 9곳(75%)은 하반기 코스닥지수가 올해 4월 20일 기록한 장 중 기준 최고가(1032.64) 위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송윤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지난 4월 12일(1000.65), 20년 7개월 만에 종가 기준 1000을 넘었고, 4월 20일에는 장 중 한때 1032.64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찍었다. 같은 달 27일까지 1000선을 웃돌던 지수는 이후 이달 중순까지는 한 달 넘게 900 후반대에서 횡보했다.

최석원 SK증권(001510) 지식서비스부문장은 "이번 3분기까지는 금리 인상 논의가 지속되면서 기술주와 성장주의 상승 탄력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연말에 가까워지면 시장이 금리 이슈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국내 코스닥시장을 비롯한 전 세계 주식시장은 미 연준의 테이퍼링 신호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연초부터 미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경기가 빠르게 되살아나면서, 물가 상승에서 비롯된 통화정책 변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완화적 기조가 사라지고, 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상황에선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성장주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 성장주는 현재 실적보다 미래 실적을 앞당겨 반영한다. 금리가 오르면 향후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커져 주가도 조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글로벌 경제 정상화가 코스닥지수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코스닥지수도 함께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살아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이 코스닥지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삼성전자 제공

◇ 반도체 투자 매력 커… 바이오·게임은 종목 장세

업종별로는 반도체 산업 주가가 상승 여력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을 주도해온 바이오나 게임 산업의 경우 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은 낮은 가운데, 호재가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관련 중소형 기업들은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고객사(원청업체)의 설비투자(CAPEX) 규모가 증가하고 생산능력이 향상되고 있어 수혜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중소기업에 납품을 요청하는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을 늘릴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관련 중소형 기업들의 이익이 늘고 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지산 키움증권(039490) 리서치센터장도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가 다시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4분기에는 투자 매력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 역시 반도체 업종이 상반기에 충분한 주가 조정기를 거쳤다고 분석하며, 하반기에 주가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요와 재고 지표가 양호한 데다가 영업이익률 역시 고점에 대해 걱정하기에는 과거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산업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바이오 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돼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다. 그러나 그동안 올랐던 주가가 하반기에는 조정(하락) 받는 시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오른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하반기에도 상승할 수 있기에 종목별로 선별해 투자하는 것은 하반기에도 유효할 것으로 봤다.

윤 센터장은 "바이오 산업 내에서 하반기에 오를 만한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며 "저평가된 신약 개발사나 코로나로 피해가 컸던 미용의료기기·용품 업체들의 실적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주목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바이오 산업 내 차별화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게임 산업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언택트 수요가 백신 접종 등으로 둔화되면서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신규 게임 출시를 앞둔 기업들의 경우 신작 성과가 좋을 경우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최 부문장은 "하반기 말부터 오프라인 활동이 다시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온라인 중심의 게임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는 다소 꺾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연우 대신증권(003540) 리서치센터장은 "게임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유지한다"며 "개별 종목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하반기 '배틀그라운드' 개발사로 잘 알려진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게임 산업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크래프톤이라는) 대형 IPO로 게임 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관련 기업들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