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大魚)'인 카카오뱅크의 상장 절차가 본 궤도에 오름에 따라, 임직원들도 보유 중인 스톡옵션(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도 일정수량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임직원 중에서도 특히 핵심 인력인 윤호영 대표이사와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 정규돈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경영진은 각각 수십 만주의 스톡옵션을 들고 있다. 만약 카카오뱅크의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범위 안에서 최고가로 정해지고 상장 첫날 이른바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까지 성공한다면, 이들 경영진은 산술적으로 최대 5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28일 카카오뱅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19년 3월 25일 임직원 144명에게 스톡옵션 296만주를 부여했다. 스톡옵션의 행사 가격은 5000원이며, 행사 기간은 올해 3월 25일부터 오는 2026년 3월 25일까지다. 회사가 8월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 임직원들은 즉시 보통주를 주당 5000원에 산 후 되팔아 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3만3000~3만9000원이다. 최종 공모가는 7월 20~21일 이틀 간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통해 결정될 예정인데,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공모가가 밴드 상단인 3만9000원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희망 공모가 범위를 토대로 추산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15조7000억~18조5000억원인데, 이는 현재 장외 시가총액인 37조9000억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공모가를 밴드 상단으로 결정하더라도 투자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만약 카카오뱅크의 공모가가 밴드 상단인 3만9000원으로 확정된다면,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들은 주당 3만4000원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공모가가 3만9000원으로 정해지고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한다면,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당 9만6400원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경영진이 실현 가능한 차익은 각각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스톡옵션 52만주를 보유한 윤호영 대표가 실현 가능한 차익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501억2800만원이 된다. 다만, 최고경영자가 상장 직후 지분을 팔면 주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윤 대표가 상장 후 즉시 스톡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스톡옵션 40만주를 보유한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은 385억6000만원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부회장을 지내다 2019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설득으로 이직, 카카오 금융 계열사 5개사에서 등기임원직을 맡고 있다. 카카오뱅크 뿐 아니라 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카카오인베스트먼트·카카오벤처스 등 5개 계열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으며, 카카오 내에서 금융 계열사들의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규돈 CTO는 스톡옵션을 32만주 받았으며, 이를 모두 실현해 첫날 '따상' 가격에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308억원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정 CTO는 스톡옵션 중 9만6000주를 이미 실현해 비상장 주식으로 보유 중이기 때문에, 상장일 이후 이 주식이 매물로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으로 '금배지'를 단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톡옵션 52만주를 포기하고 퇴사했다. 첫날 '따상'을 기록한다는 가정하에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501억원의 차익 실현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