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는 테슬라를 약 17억9498만달러어치 사들였다. 한국 돈으로 2조원이 훌쩍 넘는 규모다.

나비 모양의 요크 스티어링 휠./테슬라 제공

그런 테슬라 주가가 지루하게 횡보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은 물론 떨어지지도 않고, 두 달 가까이 박스권에 갇혀 있다. 작년만큼 주가가 화젯거리가 되지 않자 투자자들은 테슬라는 잠시 묻어두고,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제2의 테슬라'를 찾기 바쁘다.

테슬라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 1월 26일(883.09) 최고가를 기록한 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까지는 700달러선에서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5월부터는 500달러 후반에서 600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하루 전에는 티베트에 태양광 충전소를 설치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5% 반짝 올랐다.

최근 테슬라 변동폭은 다른 종목이나 전체 시장 평균보다도 낮다. 월스트리트에서는 테슬라의 30일 평균 주가 변동성은 40% 안팎으로 집계했다. 지난 30거래일 동안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가가 올해 안에 위아래로 40%씩 오르내릴 것으로 내다봤다는 의미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테슬라를 둘러싼 수많은 이슈가 있었지만 사실상 주가에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했다"며 "세계적인 전기차 회사 주가가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와 씨름하는 비트코인 가격도 테슬라 주가와는 별 상관없다는 분석이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10억달러를 투자했다는 소식이 비트코인 가격 등락과 주가 움직임을 연결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10억달러가 테슬라에 영향을 끼칠 만큼 큰 액수까진 아니라는 것이다.

배런스는 "어쩌면 테슬라 주가가 이미 모든 재료를 소진한 것일 수도 있다"며 "작년 한 해 동안 테슬라는 743% 올랐는데, 지수는 물론 경쟁사들을 모두 앞질렀다"고 했다. 이어 "당시에 대부분의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회사의 수익성 향상, 생산량 확대, 판매대수 증가를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좋든 나쁘든 연말 전까지 지루한 주가를 자극할 새 촉매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텍사스나 독일 공장에서 자동차를 인수받는 것은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겠지만, 테슬라가 개발 중인 완전 자율 주행 기술이 연말까지 투자자들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상황은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

테슬라는 증권가에서 여전히 뜨거운 종목이다. 분석과 전망에 대한 논쟁이 꾸준한 만큼, 지금 같은 조정기가 길어지진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테슬라에 제시한 목표주가 최고와 최저치의 격차는 1100달러다. 일반적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종목 3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