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신흥국 투자 중 중국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금융투자업계에서 힘을 받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 증가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탈출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향후 경제 회복 과정에서 중국 기업이 적잖은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경제 회복 양상이 가장 안정적이고 정부 정책도 경기 부양에 방점을 강하게 찍었다. 현지 증시도 등락을 거듭하다 조금씩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러스트=김성규

28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8.07포인트(0.22%) 하락한 3600.78에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24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지난 27일에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36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중국 본토와 함께 중화권으로 묶이는 홍콩 항셍지수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항셍지수는 46.91포인트(0.16%) 오른 2만9160.11에 거래를 마쳤다. 항셍테크지수는 51.42포인트(0.64%) 상승한 8123.88에 마감했다.

항셍테크지수는 지난 17~21일 한 주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수익률이 6%를 웃돌았다. 미국 주요 기술주가 상승한 가운데, 미 국채금리 하락, 가상화폐 급락 등으로 저가 매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NH투자증권은 오는 6월 중국 증시가 미 중 갈등, 채권 만기 도래 등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금씩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개별 호재를 가진 기업들의 반등 추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 중국 증시가 급등락한 것은 금융위기 직후였던 2010년과는 다르다"며 "금융당국의 이성적이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의 결과물이며, 2022년까지 강세장을 이어가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 증시는 연초부터 석 달 넘게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경기 회복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비롯된 인민은행의 유동성 회수 가능성, 중국 정부 당국의 빅테크 기업 규제 강화 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면서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본관.

김 연구원은 "중국 증시 규모가 미국처럼 크진 않지만, 경제 규모만큼 몸집을 꾸준히 불려 나갈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개방에 속도가 붙으면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A주 시장의 외국인 비중은 3%대였다.

김 연구원은 특히 이번 하반기를 앞두고 제조업 비중을 늘릴 것을 권했다. 오는 2022년까지 중국 증시는 성장성과 가성비가 좋은 우량 소재, 신재생, 테크 기반의 제조기업을 비롯한 금융주가 시장 수익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정부는 연중 최대 정치행사로 불리는 '양회(兩會)'에서 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과 2035년 장기 발전 전략 방안을 확정했다. 이 기간 중국 공산당이 제조업 고도화(기술 혁신)와 탄소 중립 전략을 앞세워 관련 분야 투자 유치를 위한 지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됐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3개월 중국 증시 투자 선호도를 비중확대로 높였다"며 "긴축 우려가 완화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정책 발표로 인플레 우려가 가라앉으면서 성장주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해종합지수보다는 내수 중심 성장주 비중이 높은 본토 창업판(ChiNext) 지수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하반기에도 중국 증시 등락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코로나 이후 이연소비 회복과 친환경 구조개혁 등이 긍정적인 이슈인 것은 맞지만, 경기가 안정을 찾으면서 유동성 축소와 미중 분쟁 마찰음이 함께 커지고 있어서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 증시는 단기 안정화를 거쳐 후반기에는 다시 조정 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당분간 펀더멘탈 회복에 따른 주가 반등을 예상하나, 경기 모멘텀 둔화나 미중 분쟁 격화 우려는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반등이 예상되는 3분기쯤에는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