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종전 15.0%에서 14.5%로 0.5%포인트(p) 줄인다. 대신 해외 주식 투자를 그만큼 늘리기로 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원칙에 따라 석탄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오후 2021년도 제6차 회의를 열고 '2022~2026 국민연금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을 의결했다. 중기자산배분안은 실물 경제, 금융 시장 등에 대한 중기 전망을 고려해 5년 후의 목표 수익률과 위험 한도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자산군 별 목표 비중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에 따르면, 기금위는 오는 2026년까지 해외주식의 목표비중을 35.5%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발표한 2025년 해외 주식 목표 비중은 35%였다. 기금위는 그 대신 국내 주식의 목표 비중을 기존 15%에서 14.5%로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이 위원은 "국내 주식의 보유 비중을 낮추고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에는 모든 위원들이 공감했다"며 "국내 주식의 목표 비중을 얼마나 낮출 지가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그 외의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지난해와 비교해 차이가 없었다. 주식은 총 50% 내외, 채권은 35% 내외, 대체투자는 15% 내외의 목표 비중을 유지하기로 결의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적극적인 기금 운용 필요성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자산 비중은 급격히 바꾸기보다는 이행 가능성 등을 감안해 점진적, 단계적으로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금위가 설정한 향후 5년 간 목표 수익률은 5.1%였다. 지난해 발표한 목표 수익률은 5.2%였다.
이날 기금위는 2022년도 기금 운용 계획도 함께 의결했다. 내년 중 연금 보험료 53조원 등 131조원의 기금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지출은 연금 급여 등 32조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번에 결정한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라, 수입 131조원에서 지출 32조원을 차감한 99조원을 여유 자금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금위 회의에서는 주식의 목표 비중 외에도 석탄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배제 방안이 결정됐다.
회의에 앞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세계 각국과 주요 연기금이 기후 변화와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과 ESG 투자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며 탈석탄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금위는 이를 위해 '탈석탄 선언'을 발표하는 한편, ESG의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산업군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기로 의결했다. 예를 들어 국내·외 석탄 발전소 신규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에는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일부 위원들 사이에서는 급격한 탈석탄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은 "탈석탄 투자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없었지만, 석탄 비중을 급격하게 줄이다 보면 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소수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