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상을 휩쓸기 시작한 지난해, 우리 증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호황을 누렸다. 3월 중순까지만 해도 1430대에 머물던 코스피지수가 숨 고를 새 없이 올라 연말에는 3000선을 돌파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상승장을 이끌었기에, 동학 농민운동에 착안한 ‘동학 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인도 주식시장에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코트라(KOTRA)의 서기수 첸나이 무역관 과장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인도의 주식 투자자는 총 2800만명이었으며, 그 중 97%에 달하는 2700만명이 개인 투자자로 추정됐다. 주식 활동 계좌 수는 1년 만에 600만개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ICICI증권 관계자는 “작년 한 해 코로나19의 확산과 봉쇄령 때문에 경제는 위축되고 실업률은 상승했으나, 오히려 증권시장에 유입된 고객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인도 개미의 저력은 상당했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2만7000대에서 등락하던 센섹스지수를 올 초 5만선까지 끌어올렸다. 인도 개미의 주류는 IT 환경에 익숙한 2030세대인데, 현재 인도 인구 12억명 중 절반이 25세 이하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강력한 잠재력을 지닌 인도 증시가 최근 들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인도 증시는 올해 들어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 침체라는 암초를 만나 정체했는데, 이달 초 중앙은행이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자 빠르게 반등하는 추세다.
인도중앙은행(RBI)이 의료 인프라의 구축을 위해 5000억루피(약 7조6300억원)를 공급하고 내년 3월까지 저금리 대출을 허용하겠다고 밝히자, 센섹스지수는 약 두 달 만에 5만원선을 탈환했다. 지난 21일(현지 시각)에는 하루 만에 2% 가까이 오르며 빠른 회복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중국과 미국·유럽의 관계 악화도 인도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각) 인도와 유럽연합은 2013년 중단했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EU가 중국과의 포괄적 투자협정 비준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지 나흘만의 일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인도와 유럽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손을 잡기로 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3000만 개미의 저력과 대외적 호재는 인도 주식시장을 다시 한 번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인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래에셋TIGER인도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최근 한 달간 16.8%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F’와 ‘삼성인도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UH[주식]Cpe(퇴직연금)’는 각각 14%, 12%가 넘는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