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와 '셀 인 메이'(Sell in May) 불안감이 겹친 가운데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5월 국내 증시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셀 인 메이는 통상 5~10월의 주식시장이 11~4월보다 좋지 않았다는 과거 증시 움직임에서 비롯된 격언이다. 일부 증권사는 이달 코스피지수가 34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5월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는 KB증권, 삼성증권(016360), 유안타증권(003470) 등 6곳이다. 이들이 전망한 코스피지수의 평균 예상 등락 범위는 3050~3312로 집계됐다. 지난달 코스피지수의 종가 기준 최저치는 3087.40(4월 1일), 최고치는 3220.70(4월 20일)을 기록했다.
이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로 시행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약 14개월 만에 해제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다시 허용되면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공매도 재개 대상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이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금지 종료 이후 약 한 달 동안 유가증권, 코스닥 시장 모두 약세였다"며 "물론 2번의 사례뿐이라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공매도 금지가 끝나고 1개월은 대형주와 중소형주 모두 약세를 기록했고, 그 이후에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긍정적이었다는 것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증권사는 이번 달 코스피지수가 신고가를 다시 쓸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증권은 지수 상단을 3400으로 가장 높게 잡았고, 한국투자증권(3340), KB증권(3310), 삼성증권(3300) 모두 상단을 3300 이상으로 제시했다. 유안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제시한 상단은 3260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공매도 재개가 지수 상승을 막는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시장의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는 미국이 주도하는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회복 수혜를가 집중되는 경기민감주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KB증권도 5월 주식비중을 '확대'로 제시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경기와 기업 실적이 좋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 기간 선호하는 업종으로는 에너지, 기계·조선, 은행을 꼽았다. 은행은 금리 상승에 대응할 수 있고, 조선은 수주 호재가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셀 인 메이보다는 스테이 인 메이(Stay in May) 전략이 유리하다고 본다"며 "글로벌 금리 변동성 진정, 미국의 모멘텀, 국내외 증시 1분기 동반 실적 서프라이즈, 백신 경제 낙관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4월의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인플레이션 논쟁이 재점화되면서 시장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공매도 자체만으로는 주식시장 방향을 결정지을 수 없지만, 인플레 논쟁과 같은 리스크 요인이 있을 때는 공매도가 시장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부터 각종 경제지표와 물가가 작년 기저효과로 인해 급등할 것"이라며 "국제 곡물가격이 4월 중하순부터 치솟고 있는데, 이는 미래 물가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 논쟁이 다시 불거질 때 고밸류에이션 주식은 다시 취약해질 수 있고, 공매도 역시 집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66포인트(0.66%) 내린 3127.20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5859억원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481억원, 1362억원을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