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4월 08일 17시 3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미국 억만장자 빌 애크먼이 이끄는 헤지펀드 운용사 퍼싱스퀘어캐피탈매니지먼트(이하 퍼싱스퀘어)가 세계 최대 음반사 유니버설뮤직그룹(UMG)을 기업가치 96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퍼싱스퀘어는 기존 스팩(SPAC·인수합병목적회사)의 한계를 보완한 'SPARC'를 앞세워 UMG를 인수한 뒤 미국 증시에 재상장하겠다는 구상을 내놔 관심을 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퍼싱스퀘어는 지난 7일(현지 시각) UMG 전체 주식을 주당 30.4유로, 총 557억5000만유로(약 643억달러)로 평가하고 비구속적 인수 제안을 이사회에 냈다.
퍼싱스퀘어의 이번 제안은 UMG를 전액 현금으로 사들이는 방식이 아니라, 현금과 주식을 섞은 구조다. UMG의 기존 주주들이 보유 주식 1주당 현금 5.05유로를 받고, 동시에 퍼싱스퀘어의 SPARC와 UMG의 합병으로 출범할 미국 상장사 주식 0.77주를 받는 식이다. 전액 현금 매수가 아니라, 기존 주주들이 일부만 현금화하고 합병 법인의 주주로 남는 것이다.
이번 거래의 핵심은 SPARC 구조다. SPARC는 'Special Purpose Acquisition Rights Company'의 약자로, 빌 애크먼의 퍼싱스퀘어가 직접 고안한 방식이다. 투자금을 먼저 모은 뒤 인수 대상을 찾는 기존 스팩과 달리, 먼저 거래 대상을 정한 뒤 투자자들이 자금 투입 여부를 결정한다. 즉 투자할 수 있는 권리를 먼저 나눠주고 실제 거래가 구체화된 뒤 자금을 넣도록 설계한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체가 불분명한 페이퍼컴퍼니에 장기간 자금을 묶어둘 필요가 없다.
퍼싱스퀘어는 자사의 SPARC과 UMG를 합병한 뒤 합병 법인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상장된 UMG를 미국 시장으로 옮겨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게끔 하겠다는 계산이다.
퍼싱스퀘어가 이런 제안을 내놓은 배경에는 UMG의 주가 저평가 인식이 깔려 있다. UMG가 글로벌 1위 음원 업체임에도 유럽 증시에 상장돼 있다는 이유로 뉴욕에 상장한 동종 업체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증시에 이전상장함으로써 투자자의 저변을 넓히고 패시브 자금 유입까지 끌어내겠다는 게 퍼싱스퀘어 측 구상이다.
다만 거래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UMG 주요 주주인 볼로레 그룹과 비벤디, 텐센트 등의 판단이 중요한데, 이들의 지분과 의결권 구조가 복잡해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안 자체도 아직 구속력이 없어 향후 조건이 바뀌거나 협상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