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아스가 만드는 사무용 가구./코아스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9월 4일 15시 5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사무용 가구 업체 코아스(071950)가 최근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HLB그룹 계열사와 함께 HLB펩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신약개발 비상장사 노벨티노빌리티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달 3일에는 상장폐지 전 정리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이아이디·이화전기·이트론 등 3개 회사 주식을 300억원 규모 장내 매수하겠다고 밝히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코아스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상장사인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정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조명 업체 소룩스 창업자이자 사채 투자자로 유명한 김복덕씨가 노벨티노빌리티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할 예정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김복덕 전 대표는 여러개 투자 조합과 함께 소룩스(290690) 지분을 아리바이오에 넘겨 막대한 수익을 낸 인물이다.

코아스의 최근 행보와 관련해 진양곤 HLB그룹 회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코아스가 HLB제넥스 등 HLB그룹사와 함께 HLB펩에 투자하는 등 긴밀히 협력한 이력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김복덕 전 소룩스 대표가 지난해 총선에 국민의힘 후보자로 나서 선거유세하는 모습./김복덕 페이스북 갈무리

코아스는 최근 신약개발·제약 바이오 분야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노벨티노빌리티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아스가 150억원을 투입해 노벨티노빌리티의 주식 14.3%(244만여주)를 인수하고 나면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청약·납입일은 이달 8일이다.

코아스는 3일 또 다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아 정리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이화전기·이아이디·이트론 등 이화그룹주 3개 회사의 주식을 300억원 이내에서 취득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코아스는 이미 108억여원을 투입해 이화전기 주식 5414만여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아스는 이화전기 주식 25.28%를 가진 최대주주가 됐다. 기존 최대주주인 이트론(특수관계인 포함 25.24%)이 가진 주식보다 많은 주식을 확보했다.

회사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것을 감안하면 코아스의 공격적인 투자는 이례적인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코아스의 자본금은 16억원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6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적자도 누적되고 있다.

한계기업이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자 업계에서는 코아스의 일부 지분을 가진 채권자에 쏠리고 있다.

1983년 사무용 가구 업체로 설립돼 5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던 코아스의 최대주주는 여전히 창업자인 노재근 회장 일가이지만, 그 지분이 12.46%에 불과하다. 노 회장 일가는 지난해 지분 상당량을 여러개 투자조합에 넘겼는데, 여기에는 소룩스 창업자인 김복덕씨가 포함됐다.

김복덕씨는 코아스의 지분 일부와 전환사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회사는 김씨에 대해 전환사채를 발행해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 자금이 노벨티노빌리티 지분 인수에 사용된다.

회사 안팎에서는 김복덕씨가 아리바이오 합병을 추진한 소룩스 창업자이고, 그와 함께 자본시장에서 활동하던 인물들이 코아스 채권자로 있다는 점에서 소룩스의 아리바이오 인수 당시 나타난 '소룩스 주가 급등' 현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노병구 전 소룩스 사장은 코아스 공동 대표가 됐다.

여러 차례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치매 치료제 개발 업체 아리바이오는 조명기기 업체 소룩스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금융감독원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소룩스 주가가 급등했는데, 김복덕 전 대표는 소룩스 경영권과 주식을 아리바이오 정재준 대표에게 매각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차익을 얻었다. 김씨는 지난해 총선에 국민의힘 후보(부천갑)로 출마했는데, 당시 1447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신고했다.

코아스가 노벨티노빌리티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코아스 주가는 이미 크게 올랐다. 소룩스가 아리바이오 합병을 추진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사례와 유사하다.

노벨티노빌리티는 2022년 미국에 1조원 규모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을 파트너사인 에이셀린(Acelyrin)에 이전했고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도 통과했다. 그런데 돌연 에이셀린의 기술 이전 결정이 번복되면서 회사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투자 자금이 일제히 빠져나갔고, 이 여파로 코스닥 상장 계획을 철회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아스를 통한 사채권자의 자금이 노벨티노빌리티로 유입될 예정이다.

노벨티노빌리티 인수를 호재로 코아스 주가가 오르면 채권자들이 이익을 얻는 동시에 부가 효과가 기대된다. 사채권자들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울러 코아스는 HLB그룹에도 자금을 대고 있다. 코아스는 HLB제넥스(187420) 등 관련사와 함께 HLB그룹이 인수한 바이오 소재 회사 HLB펩(옛 애니젠)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런 투자 이력 때문에 코아스의 노벨티노빌리티 인수에 진양곤 회장이 협력하고 있다는 풍문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