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에 입성한 우주·항공기업 이노스페이스(462350)가 상장 첫날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다음 기업공개(IPO) 타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하반기 공모주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불안한데, 우주·항공 업종에 대한 선호도 자체가 떨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노스페이스와 다른 점을 부각하는 게 향후 우주·항공 기업의 IPO 흥행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소형 위성 개발사 루미르는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조만간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3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고, 이달 12일 심사를 통과했다.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으며, 기업가치 3000억원을 목표로 두고 있다.
2009년 설립된 루미르는 발사체에 탑재되는 초소형 위성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우주 방사능 탐지 큐브 위성을 개발했으며, 지난해 6월 누리호 3차 부탑재 위성으로 발사하기도 했다. 주요 사업은 우주에 보낸 초소형 위성으로 0.3m의 초고해상도의 지구 관측 영상,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거래소 심사라는 어려운 단계를 넘었지만, 하반기 IPO 장세라는 예측 불가능한 고비가 남았다. 지난 2일 이노스페이스 상장을 기점으로 공모주 시장이 내림세로 바뀌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루미르는 이노스페이스와 같은 우주·항공 업종으로 묶여 이노스페이스 주가 흐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노스페이스는 시초가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종가도 마이너스로 마감했다. 상장 첫날 이노스페이스 시초가는 공모가(4만3300원) 대비 1.4% 오른 4만3900원에 형성됐다. 종가는 공모가보다 20.4% 하락한 3만4450원으로 마감했다.
이노스페이스 이후 상장한 시프트업, 하스, 엑셀세라퓨틱스 등의 첫날 성적표도 아쉬운 수준이었다.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힌 시프트업 종가는 공모가 대비 18.3%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하스도 7.2% 오르는 데 불과했고, 엑셀세라퓨틱스는 이노스페이스처럼 마이너스(-) 16.7%로 마감했다. 이노스페이스가 하반기 IPO 장세의 가늠자가 된 셈이다.
상장만 하면 돈이 몰리는 시기는 끝물이라는 인식이 퍼지자, 공모주 흥행을 이어가야 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고심에 빠졌다. 한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들어와야 할 기업이 많은데, 분위기가 좋지 않아 지켜보고 있다"며 "개별 기업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소구점을 발굴하고 세일즈하는 게 주관사 역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미르는 매출이 발생하는 우주·항공 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보통 우주·항공기업은 매출이 거의 없고, 적자 기업이 대부분이어서 매출이 제대로 찍힌다는 게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어서다. 루미르는 지난해 매출액이 121억원, 2022년에도 63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상장한 이노스페이스는 연간 매출액이 1억~2억원 정도였음에도, 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런 소구점이 후발주자들의 경쟁력을 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루미르에 이어 상장에 속도를 내고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지난해 매출액으로 각각 16억원, 4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