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15일 새 외국인 타자로 내야수 데이비드 맥키논(29)을 영입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가 그를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맥키논은 올해 세이부에서 127경기 타율 2할5푼9리(464타수 120안타) 15홈런 50타점 48볼넷 91삼진 출루율 .327 장타율 .401 OPS .728을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규정타석 타자 22명 중 홈런·장타율 10위, 타점·OPS 11위, 타율·출루율 13위에 올랐다.

눈에 확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극심한 투고타저 리그인 일본에서 꽤 준수한 성적. 첫 해 리그 적응을 감안하면 세이부와 재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KBO 신규 외국인 선수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보장한 삼성이 맥키논을 데려갔다. 올해 세이부에서 그의 연봉은 9000만엔(약 8억원)이었다.

세이부가 맥키논에게 미온적이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세이부는 지난 20일 새 외국인 타자로 메이저리그 통산 114홈런을 기록한 ‘거포’ 헤수스 아귈라(33) 영입을 발표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연봉 2억1000만엔(약 19억원) 조건으로 등번호는 44번이다.

베네수엘라 출신 아귈라는 190cm, 125kg 거구의 우타 1루수로 지난 2014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에서 빅리그 데뷔했다. 이후 밀워키 브루어스, 탬파베이 레이스, 마이애미 말린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 6개 팀을 거치며 10시즌 통산 795경기 타율 2할5푼3리(2348타수 594안타) 114홈런 402타점 OPS .768을 기록했다.

2018년 밀워키 시절 149경기 타율 2할7푼4리(492타수 135안타) 35홈런 108타점 OPS .890으로 활약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2021년 22홈런, 2022년 16홈런으로 꾸준히 장타력을 보인 아귈라는 올해 오클랜드에서 36경기 타율 2할2푼1리(104타수 23안타) 5홈런 9타점 OPS .665로 부진했다. 6월초 오클랜드에서 방출된 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빅리그 콜업은 받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입지가 좁아지자 일본으로 방향을 틀었다. 거포에 목마른 세이부가 아귈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통산 218홈런의 거포 야마카와 호타카가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4년 16억엔(약 145억원)에 FA 이적했고, 올해 17홈런을 기록한 나카무라 타케야도 내년에 41살 노장이라 장타자 보강이 필요했다. 이에 세이부는 지난 7일 추정 연봉 1억엔(약 9억원)에 메이저리그 통산 27홈런의 좌타자 프랜치 코데로를 영입한 데 이어 아귈라까지 데려오며 중심타선을 구축했다.

아귈라는 구단을 통해 “세이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열성적인 팬 여러분 앞에서 뛸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오래 전부터 일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팀원들과 함께 노력해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단 소감을 전했다.

와타나베 히사노부 세이부 단장은 아귈라에 대해 “홈런을 치는 파워 히터다. 타선의 중심을 맡아줄 타자로 기대한다. 수비도 체격이 크지만 움직임이 좋고, 핸들링도 잘한다”며 중심타자이자 1루수로서 활약을 기대했다. /waw@osen.co.kr

[OSEN=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