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복싱 선수 이마네 칼리프(Imane Khelif)가 9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땄다. /AFP 연합

성별 논란 속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복싱 여자 66㎏급 금메달을 딴 알제리 복싱 선수 이마네 칼리프가 해리포터 작가 J. K. 롤링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등을 사이버 괴롭힘 혐의로 고소했다. 칼리프는 XY 염색체(남성 염색체)를 가지고 여자 복싱 경기에 출전해 국제적으로 논란이 일었다.

AP, 버라이어티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칼리프의 변호인 나빌 부디는 9일 파리 검찰청에 소장을 제출했고 프랑스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칼리프의 변호인은 칼리프가 미소지니스트(여성혐오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국제복싱협회(IBA)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칼리프와 복싱 여자 57㎏급 대만 선수 린위팅에게 실격 처분을 내렸다. 칼리프와 린위팅이 신체적으로는 여자이지만 남성을 의미하는 XY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에서다.

두 사람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기로 하자 일각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칼리프가 남성이라거나 성전환자(트랜스젠더)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을 판별하기 때문에 칼리프가 복싱 여자 경기에 출전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머스크, 롤링을 비롯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칼리프가 여자 경기에 출전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머스크는 수영 선수 라일리가 “남성은 여성 스포츠에 참여할 수 없다”고 쓴 게시물을 공유하며 “당연하다”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강전에서 칼리프와 맞붙은 이탈리아 선수 안젤라 카리니가 경기 시작 1분도 되지 않아 기권한 사진을 올리며 “남자가 여자 스포츠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썼다.

이번 소송은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상대로 제기됐다. X에 익명으로 혐오 메시지를 게시한 누구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변호인 측 주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X에 글을 남겼기 때문에 수사에 포함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칼리프는 9일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중국 양류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칼리프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올림픽 대회에 참가할 자격이 충분하다”며 “나는 다른 여성들처럼 여성이고, 여성으로 태어났고, 여성으로 살았으며, 따라서 충분히 참가 자격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