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눈물이 터졌다. 정관장 배구를 확 바꿔놓은 ‘특급 쌍포’ 메가왓티 퍼티위(24·등록명 메가)와 지오바나 밀라나(25·등록명 지아)가 연이어 울컥했다. 비시즌 고된 훈련을 소화하며 많이 울었다는 두 선수에겐 기쁨과 감격의 눈물이었다.

정관장은 지난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1위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0(25-22, 25-21, 25-16)으로 제압했다. 메가가 양 팀 최다 22점에 공격 성공률 50%를 찍었고, 지아가 서브 에이스 4개 포함 18점에 공격 성공률 44.83%로 활약했다.

지난 26일 흥국생명전에서 극적인 리버스 스윕으로 드라마를 쓴 정관장은 이날 1위 현대건설도 격침시키며 2연승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은 1라운드 마지막 6번째 경기에 시즌 3승째를 거두며 승점 8점이 됐지만 올 시즌은 4경기 만에 3승째를 챙기며 8점을 쌓았다. 그 중심에 메가, 지아 쌍포가 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지난 4월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인도네시아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를 뽑았다. 이어 5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유일하게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으로 지아를 지명했다. 다른 팀들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조합으로 과감하게 모험을 걸었는데 대박을 칠 기세다.

개막 후 4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시즌 초반이지만 메가는 공격 성공률 3위(46.24%)에 오르며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지아도 기복이 있긴 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다. 공격이 점점 살아나고 있고, 리시브도 잘 버티고 있다. 김정환 코치의 특별 지도를 받은 뒤 서브도 더 좋아졌다.

메가-지아 쌍포를 구축한 고희진 감독은 현대건설전 승리 뒤 “메가가 꾸준하게 잘해주고 있고, 지아도 정확하게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경기에 이어 좋은 모습을 보여 앞으로 시즌이 기대된다”며 “두 선수 조합에 대한 것은 시즌이 끝나고 평가를 받고 싶다. 지금까지는 상당히 좋고, 둘 다 팀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비시즌에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한 효과를 보고 있다. 고 감독은 “두 선수가 비시즌부터 힘든 훈련을 했다. 훈련 프로그램을 바꿨는데 내가 보기에도 선수들이 많이 힘들었다. 그걸 잘 이겨냈다. 훈련을 통해 좋아진 모습이 경기에 나오니 선수들도 큰 불만이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고 감독은 “다른 팀들은 아시안게임 등으로 아시아 쿼터, 외국인 선수 합류가 늦었는데 우리는 두 선수가 비시즌 모든 훈련을 같이 했다. 세터 염혜선도 대표팀에 제외되면서 두 선수와 미리 합을 맞춰 놓은 게 시즌 초반 우리에게 유리하게 가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메가와 지아 모두 7~8월에 입국한 뒤 맹훈련을 받았다. 앞서 흥국생명전을 마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메가는 “훈련이 힘들어 많이 울었다. 수치로 표현할 수 없지만 처음 시작할 때 놀랄 정도로 훈련량이 많았다. 매일 그렇게 훈련하면서 이제는 익숙해지긴 했다. 연습을 많이 하면서 수비도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현대건설전 승리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눈물을 훔친 지아는 “메가가 지난번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나도 훈련하면서 울었다. 슬퍼서 운 게 아니라 힘들어서 눈물이 날 만큼 도전적인 훈련이었다. 내가 제일 많이 울었다”며 웃은 뒤 “지금 생각하면 훈련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경기를 뛰는 게 전혀 힘들지 않다.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선수가 됐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메가와 지아를 비롯해 정관장 선수들 모두가 여름에 지옥 훈련을 버티고 이겨냈다. 고희진 감독이 선수들에게 “우리가 질 게 없다. 너희들의 실력을 믿어라. 우리는 그만한 실력과 저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그때 훈련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지아도 “우리 팀 모두가 그렇게 많이 훈련하면서 고생했는데 그만큼 보여주지 못하면 분노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waw@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