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4, LAFC)이 마침내 시즌 첫 필드골을 터트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도 그를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했다.
LAFC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8강 1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크루스 아술(멕시코)을 3-0으로 꺾었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이 전반 30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시즌 2호 골이자 올해 들어 공식전 첫 필드골이었다. 귀중한 득점포를 가동하며 지난 2월 레알 에스파냐와 CONCACAF 챔피언스컵 1라운드 1차전 페널티킥 득점 이후 10경기 연속 이어졌던 무득점 행진을 끊어내는 데 성공한 손흥민이다.
움직임부터 마무리까지 손흥민답게 깔끔했다. 그는 수비 사이로 영리하게 빠져나간 뒤 몸을 날리며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키퍼를 뚫어냈다.
득점 직후 손흥민이 선보인 세리머니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곧바로 '찰칵 세리머니'를 펼치는 대신 손으로 입을 재잘거리는 듯한 제스처를 반복했다.
입 모양은 "블라블라블라(Blah blah blah)"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디 더 떠들어 봐'라며 최근 자신에게 쏟아졌던 비판과 의심의 시선을 맞받아치는 분노의 표시로 해석된다.
사실 경기에서 더 주목받은 선수는 2006년생 신성 다비드 마르티네스였다. 그는 전반 39분 먼 거리를 단독 돌파한 뒤 센스 있는 왼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찔렀고, 후반 13분 다시 한번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그 덕분에 LAFC는 3-0 대승을 완성하며 4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크루스 아술로서는 굴욕적인 패배다. 지난해 우승팀이자 대회 최다 우승(7회)을 자랑하는 크루스 아술은 2년 연속 왕좌를 노리고 있지만, LA 원정에서 3골 차로 무릎 꿇으며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스페인 '아스'는 "크루스 아술은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탈락 위기에 놓였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패배를 넘어 대회 역사상 최악의 패배로 기록됐다. 크루스 아술이 50년 넘게 이 대회에 참가한 이래 가장 큰 점수 차 패배"라고 짚었다.
LAFC가 예상치 못한 대승을 거둔 가운데 MLS는 마르티네스가 아닌 손흥민을 승리의 1등 공신으로 뽑았다. MLS 사무국은 "크루스 아술이 경기 초반 흐름을 주도했지만, 전반 30분 손흥민의 선제골이 경기 흐름을 바꿨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활발하게 움직였다"라며 그를 MOM으로 선정했다.
특히 이번 득점은 손흥민의 오랜 침묵을 깨는 골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그는 최근 득점 가뭄을 겪고 있었다. MLS에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공식전 8경기 이상 득점이 없었다. 새로 부임한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 밑에서 전술이 바뀐 점을 고려해도 다른 선수가 아닌 손흥민이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에서 치른 3월 A매치 두 경기에서도 골 맛을 보지 못했다. 그러자 에이징 커브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손흥민은 "기량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어느 순간 떨어지면 냉정하게 내려놓을 생각"이라며 논란을 일축했고, 미국 무대로 돌아간 뒤 보란 듯이 공격 포인트를 생산 중이다.
손흥민은 지난 5일 열린 올랜도 시티전에선 전반에만 무려 4개의 도움을 올리고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며 팀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크루스 아술전에선 직접 골망을 흔들며 디펜딩 챔피언을 무너뜨렸다. 이제 MLS에서 시즌 첫 골을 신고하는 일만 남은 손흥민이다.<
[사진] LAFC, MLS 소셜 미디어.
[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