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기의 진정한 주인공은 티보 쿠르투아(32, 레알 마드리드)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18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VfB 슈투트가르트에 3-1로 승리했다.

이번 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는 조별리그가 사라지고 36개 팀이 본선에 진출한 뒤 4개 포트에서 각각 2개 팀씩 무작위로 추첨된 8개 팀과 대결해 그 결과에 따라 본선 토너먼트 진출팀이 결정된다. 36개 팀 중 1~8위 팀은 16강에 직행하며, 9~24위 팀은 두 팀씩 짝을 이루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들 중 승리한 팀이 16강에 진출하게 된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돌풍을 일으킨 슈투트가르트를 홈에서 잡아내면서 첫 단추를 잘 뀄다.

레알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킬리안 음바페-호드리구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주드 벨링엄-오렐리엥 추아메니-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중원을 채웠다. 페를랑 멘디-안토니오 뤼디거-다니 카르바할-루카스 바스케스가 포백을 꾸렸고 골문은 티보 쿠르투아가 지켰다.

전반전은 0-0으로 종료됐다. 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 킥이 선언됐지만, 비디오 판독(VAR) 후 취소됐다.

레알의 선제골은 후반 1분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속도를 내 공을 잡은 호드리구는 곧장 박스까지 내달려 반대편에서 쇄도하는 음바페를 향해 패스했다. 음바페는 실수 없이 득점으로 만들었다.

후반 14분 레알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비니시우스가 그대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때렸다.

레알이 주춤하는 사이 슈투트가르트가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제이미 레빌링이 박스 안에서 공을 머리로 받아냈고 이를 데니스 운다브가 골로 연결했다.

레알의 앞서가는 골은 후반 38분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루카 모드리치가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높이 뛰어 오른 뤼디거가 헤더로 밀어 넣었다.

레알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한 엔드릭은 골문과 다소 먼 거리에서 낮고 빠른 슈팅을 시도했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레알의 3-1 승리로 막을 내렸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경기 종료 직후 이번 경기 POTM(Player of the Match)을 발표했는데, 선제골의 주인공 음바페도, 다시 리드를 잡은 골을 넣은 뤼디거도, '신성' 엔드릭도 아니었다. 바로 쿠르투아였다.

이 경기 슈투트가르트는 '디펜딩 챔피언' 레알을 상대로 잘 싸웠다. 오히려 54%로 더 높은 볼 점유율 기록했고 슈팅 갯수도 17개(레알 20개)를 기록했다. 유효 슈팅도 7개나 됐다. 레알이 8개를 기록한 것을 볼 때 팽팽했던 경기다.

그러나 레알엔 쿠르투아가 있었다. 쿠르투아는 6개의 선방을 기록하면서 레알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 중 3개의 선방이 박스 내에서 나온 결정적인 선방이었다. 또한 그는 82%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빌드업 시작도 보여줬다.

경기 종료 후 슈투트가르트의 제바스티안 회네스 감독은 "쿠르투아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며 "이번 경기에서 다시 한 번 그 사실을 증명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축구에선 득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레알은 골문을 틀어막으면서 골을 넣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다. 우리도 기회를 많이 잡았지만, 쿠르투아가 큰 역할을 해냈다"라고 이야기했다. /reccos23@osen.co.kr

[OSEN=정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