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사비 시몬스(21)가 PSG 복귀 대신 라이프치히 임대 1년 연장을 택했다.

라이프치히는 5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PSG 공격수 시몬스를 1년 더 임대한다. 그는 라이프치히에 남는다. 이제 2년 차에 접어든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라이프치히 구단은 "시몬스의 미래는 명확해졌다. 네덜란드 국가대표인 그는 다음 시즌에도 라이프치히에서 뛸 예정이다. 구단은 PSG에서 그를 1년 더 임대하기로 했다"라며 "시몬스는 라이프치히 입단 첫 시즌부터 43경기 10골 10도움을 기록하면서 큰 인상을 남겼다"라고 설명했다.

시몬스는 지난 시즌 사용했던 20번 대신 등번호 10번을 달고 뛸 예정이다. 라이프치히는 "시몬스는 이제부터 10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드리블하게 된다. 그는 월요일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첫 개인 훈련을 마칠 예정이다.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할 수 있으며 처음으로 다시 팀과 훈련할 것이다. 환영한다, 시몬스!"라고 덧붙였다.

시몬스는 2003년생 네덜란드 유망주다. 그는 공격적인 미드필더로 공격 2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빠른 순간 속도와 유려한 발 기술 덕분에 중앙은 물론이고 측면까지 맡을 수 있으며 패스 실력과 축구 지능까지 겸비했다.

어릴 적 바르셀로나 유스에서 성장한 시몬스는 2019년 PSG에 합류했다. 그리고 2020년 1군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10대 선수가 PSG에서 살아남긴 어려웠고, 그는 PSG와 재계약을 맺는 대신 자유계약(FA)으로 네덜란드의 명문팀 에인트호번에 합류했다.

고국 무대를 밟은 시몬스는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그는 에레디비시에 48경기에서 22골 12도움을 올리며 리그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리그 최고 유망주에게 주어지는 '요한 크루이프 재능상'도 당연히 시몬스의 차지였다. 결국 PSG가 600만 유로(약 88억 원)의 바이백 조항을 사용해 다시 시몬스를 영입했다.

물론 PSG에서 경쟁은 여전히 치열했다. PSG는 지난해 여름 이강인과 마누엘 우가르테, 우스만 뎀벨레, 마르코 아센시오 등을 선수단을 강화했다. 워렌 자이르에메리와 비티냐처럼 젊고 유망한 기존 자원도 있었다. 시몬스는 출전 시간을 위해 다시 한번 임대를 결심했다.

시몬스의 행선지는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였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시몬스는 지난 시즌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10골 15도움이라는 무시무시한 스탯을 쌓았다.

잠재력을 터트린 시몬스는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서 6경기에 출전했고, 1골 3도움으로 코디 각포(리버풀)와 함께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4강전에선 잉글랜드를 상대로 환상적인 중거리 득점포를 터트리기도 했다.

자연스레 바이에른 뮌헨 등 여러 클럽이 시몬스를 노렸다. PSG도 이제는 그와 함께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시몬스는 자신이 몸 담고 있던 라이프치히 잔류를 택했다.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번까지 받았다.

라이프치히와 동행을 이어가게 된 시몬스. 그는 "라이프치히로 이적하면서 내가 바라던 모든 게 이뤄졌다. 처음부터 훌륭한 팀을 찾았고, 모두가 날 완전히 신뢰했다.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더 발전할 수 있었다. 라이프치히는 완벽한 환경을 제공했다"라며 "추가로 구단이 몇 달간 나를 잘 보살펴주고 다음 시즌 계획을 명확히 보여준 것에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몬스는 "우리는 다시 분데스리가 정상에 오르고 싶다. 컵 대회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최대한 오래 머물고 싶다. 확실히 작년보다 발전하고 싶다. 우린 아주 좋은 선수단과 함께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난 성공을 위해 계속 발전하고 내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욕으로 넘친다. 난 이곳에서 정말 편안함을 느낀다. 이 클럽과 팬들을 위해 뛸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역사를 만들 준비가 됐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마르셸 세퍼 스포츠 디렉터 역시 "시몬스는 처음부터 제대로 효과를 냈다. 빠르게 분데스리가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물론 그는 아직도 더 많은 잠재력이 남아있다. 그가 여러 팀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야심찬 목표를 믿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쁘다"라며 "시몬스는 라이프치히에 완벽히 들어맞는 선수다! 그처럼 팀의 중요한 퍼즐 조각을 추가하게 돼서 정말 기쁘다"라고 환영했다.

시몬스가 PSG 복귀를 미루면서 이강인으로서는 강력한 경쟁자이자 파트너가 한 명 줄어들게 됐다. 시몬스 역시 2선 전체를 뛸 수 있는 멀티 자원이기에 이강인과 포지션이 겹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시몬스는 다시 한번 라이프치히 임대를 택했고, 이강인과 호흡을 맞추거나 자리 다툼을 벌일 일은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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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이프치히 소셜 미디어.

[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