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바란(31)이 최근 황희찬(28, 울버햄튼)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이 된 코모 1907로 향한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22일(이하 한국시간) 특유의 'HERE WE GO'라는 문구와 함께 "라파엘 바란이 코모 1907로 향한다"라고 알렸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던 바란은 지난 2021년 7월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향했다. 기대와는 달리 잦은 부상으로 그 모습을 보기 쉽지 않았다. 바란은 2021-2022 시즌 리그에서 22경기(1,829분)만을 소화했다.

2022-2023시즌 초반 리그 6경기 중 5경기(404분)에 출전했고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합을 맞춰 최고의 모습을 되찾은 바란이었지만, 이내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2번째 시즌도 1,915분 출전에 그쳤다.

세 번째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리그 22경기에서만 모습을 드러냈다. FA컵 4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경기, EFL컵 1경기에 나섰지만, 시즌 내내 터지는 부상은 보는 팬들로 하여금 불안함을 느끼게 했다.

바란과 맨유의 계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바란은 지난 1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경기 후 홈팬들 앞에서 작별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맨유를 떠난 바란의 차기 행선지는 이탈리아 세리에 A의 승격팀 코모다.

코모는 최근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구단이다. 긍정적인 이유는 아니다.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뱉은 선수가 코모 소속이기 때문이다.

황희찬은 지난 15일 코모와 연습경기 중 상대선수가 자신을 '재키 찬'이라고 부르는 인종차별 사건을 당했다. 화가난 울버햄튼 동료 다니엘 포덴세가 황희찬 대신 상대 선수에게 주먹을 휘둘러 퇴장당하기도 했다.

명백한 가해자인 코모 구단은 “우리는 이것이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울버햄튼 선수의 이름을 부른 것일 뿐”이라고 변명해 화를 키웠다.

이에 울버햄튼 구단과 황희찬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 주장하며 잉글랜드 축구협회와 유럽축구연맹(UEFA), 이탈리아 축구협회에 항의 서안을 전달했다.

하지만 UEFA는 이번 사건을 조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축구에서 인종차별과 차별, 편협함을 없애는 싸움은 우리 조직의 주요 우선순위"라면서도 이번 경기는 UEFA 주관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UEFA 측은 UEFA 대회에서 발생한 일에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KFA가 직접 움직였다. 18일 KFA는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협회는 7월 18일 FIFA에 보낸 공식 레터를 통해 황희찬 선수가 최근 연습경기에서 상대팀 선수로부터 당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을 예방, 근절하기 위해 FIFA가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소식은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로마노는 "바란이 새로운 코모 선수가 된다. 이제 바란은 세스크 파브레가스 감독의 지도 아래 뛰게 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계약 기간은 2026년 6월까지며 1년 연장 옵션이 있어 2027년까지 코모에서 활약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OSEN=정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