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이용해 선수를 강탈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세르게이 팔킨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최고경영자(CEO) 10일(한국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토트넘이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쟁을 이용, 자유계약(FA)으로 윙어인 마노르 솔로몬(25)을 영입할 수 있었던 것은 "강도짓이었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당초 솔로몬은 2023년 말까지 샤흐타르와 계약이 돼 있었다. 그러다 2022-2023시즌 여름 풀럼으로 임대된 솔로몬은 인상적인 활약을 남기고 샤흐타르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계속 이어지자, 국제축구연맹(FIFA)은 우크라이나에서 뛰는 모든 비우크라이나 국적 선수들에게 계약 중단을 허가한다고 선언했다.

이런 FIFA의 조치 덕분에 토트넘은 그동안 활약을 눈여겨 본 그리스 출신 솔로몬을 2023년 여름 이적료 없이 FA로 영입할 수 있었다.

샤흐타르는 토트넘이 솔로몬의 계약 당시 최소 상당한 규모의 셀온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봤다. 셀온 조항은 선수를 되팔때 이적료 일부를 전 구단에 주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추후 솔로몬을 내준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했다고 샤흐타르가 본 것이다.

솔로몬은 토트넘 이적 후 리그 5경기 포함 총 6경기 출장에 그쳤다. 시즌 내내 부상 때문에 토트넘 전력에서 빠져 있어야 했다. 루턴 타운과 8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훈련 중 반월판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팔킨 CEO는 "토트넘이 전쟁을 이용하고 있다. 토트넘에 대해 아주 나쁜 감정을 갖고 있다"면서 "토트넘에 대해 아주 기분이 나쁘다"고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어 그는 "유럽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역사를 자랑하는 클럽이 이런 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 "내 관점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이다. 그들은 전쟁을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또 "돈이 많지 않은 유럽의 아주 작은 클럽이었다면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토트넘은? 토트넘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나"라고 억울한 듯 반문하기도 했다. 사실상 토트넘 이적을 총괄하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을 겨냥한 발언인 셈이다.

팔킨 CEO는 "모두 우리가 하나의 축구 가족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이상하다"면서 "최고 클럽 중 하나가 선수를 무상으로 영입했다. 그는 2500만 유로 가치가 있었다. 우리는 이 선수에게 투자했고 그 가치를 위해 이 선수를 발전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토트넘에 '여러분, 지금 솔로몬 이적료는 필요하지 않다. 대신 앞으로 30~40% 정도의 셀온 조항을 넣자.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안돼 안돼. 줄 수 없다. 10%를 주겠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나는 '그건 말도 안 된다'고 했다. 10%는 예의가 아니다. 당신은 축구 가족답지 않게 행동했다. 길거리에서 강도처럼 행동한 것이다.  옳지 않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다음 단계를 보게 될 것"이라고 분노했다.

계속해서 그는 "우리는 토트넘과 협상을 중단했다. 우리는 리옹을 상대로 한 법정 소송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지켜본 후 토트넘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팔킨은 심지어 토트넘과 다른 클럽을 비교하기까지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레알 마드리드의 사례를 들어 토트넘의 자존심을 공략한 것이다.

팔킨은 "레알에는 비니시우스 토비아스(20), 코린치안스에는 메이콘(27)이 있다. 그 클럽들은 우리 선수들을 데려가고 싶어했지만 '공짜로 데려갈 수 있지만 이런 더러운 게임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더라"면서 "대신 그들은 우리에게 대출금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레알은 우리 선수를 데려가서 2년 동안 돈을 지불했다. 코린치안스도 마찬가지였다. 레알과 토트넘의 차이가 보이는가? 레알 경영진은 어떻게 행동했고 토트넘은 어떻게 행동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letmeout@osen.co.kr

[OSEN=강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