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크로스(34)가 수많은 팬 앞에서 후배 페데리코 발베르데(25)에게 등번호 '8번'을 물려줬다.

마르카는 3일(이하 한국시간) "크로스가 레알 마드리드의 등번호 8번을 발베르데에게 물려줄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일 스페인 마드리드 시벨레스 분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축하 행사에서 자신의 후계자를 직접 결정했다.

유창한 스페인어를 통해 크로스는 "마드리디스타 여러분께 한가지 묻고 싶다"고 마이크를 들었다.

이어 "제 8번 유니폼을 다음 시즌을 위해 비워뒀다. 이제 누가 이 유니폼을 입으면 좋겠는가?"라고 말고 팬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크로스는 "저한테 생각이 있다"고 말하자 동료들은 발베르데를 크로스 옆으로 떠밀었다. 크로스는 페데리코를 가리키며 "바로 이 친구에게 유니폼을 주게 돼 기쁘다"고 말했고 함성이 터졌다. 페데리코는 대선배 크로스 앞에서 멋쩍은 표정을 지은 뒤 이내 환하게 웃었다. '마르카'는 "페데리코의 표정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꿈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크로스와 발베르데는 서로 애틋한 표정으로 포옹을 나눴다.

크로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계획을 밝힌 뒤 8번 유니폼을 발베르데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23-2024시즌 UCL 결승에서 도르트문트를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크로스는 개인 통산 UCL 6회 우승을 차지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1회, 레알 마드리드에서 5회다.

특히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자네딘 지단 체제에서 3년 연속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카를로스 안첼로티 감독 밑에서도 2021-2022시즌 이후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크로스의 레알 마드리드 마지막 경기였기에 우승의 의미가 더욱 컸다.

2014년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해 10년간 역사적인 업적을 세운 크로스는 8번 유니폼을 남겨두지 않고 향후 레알 마드리드를 책임져야 하는 후배에게 물려주는 '아름다운 결정'을 내렸다.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크로스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이어 UCL까지 우승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10bird@osen.co.kr

[사진] 마르카 캡처.

[OSEN=우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