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탈란타가 우리를 압도했다."

바이어 04 레버쿠젠은 23일 오전 4시(한국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아탈란타 BC에 0-3으로 완패, 우승에 실패했다.

레버쿠젠은 이번 시즌 멈출줄 몰랐던 무패 행진을 이번 경기에서 마감하게 됐다. 레버쿠젠의 무패 행진 기록은 51경기에서 멈춰섰다. 아탈란타는 구단 역사상 최초 유럽 대항전 우승에 성공했다.

레버쿠젠은 3-4-2-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아민 아들리가 최전방에 섰고 플로리안 비르츠-제레미 프림퐁이 공격 2선에 나섰다. 알레한드로 그리말도-그라니트 자카-에세키엘 팔라시오스-요시프 스타니시치가 중원을 맡았고 피에로 잉카피에-요나탄 타-에드몽 탑소바가 백스리를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마체이 코바르시가 꼈다.

아탈란타도 3-4-2-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잔루카 스카마카가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고 아데몰라 루크먼-샤를 더케텔라르가 공격 2선에 섰다. 마테오 루제리-퇸 코프메이너르스-에데르송-다비데 차파코스타가 중원을 채웠고 세아드 콜라시나츠-이삭 히엔-베라트 짐시티가 백스리를 꾸렸다. 골문은 후안 무소가 지켰다.

아탈란타의 선제골은 전반 12분 터졌다. 박스 앞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차파코스타가 그대로 전진한 뒤 예리한 크로스를 날렸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공을 받아낸 루크먼이 절묘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레버쿠젠은 높은 공 점유율을 바탕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오히려 아탈란타가 한 골 추가했다. 전반 26분 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루크먼은 페널티 아크까지 접근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그대로 골문 하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전은 아탈란타의 두 골 차 리드로 마무리됐다.

레버쿠젠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스타니시치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빅터 보니페이스를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후반 23분엔 그리말도, 팔라시오스 대신 로버트 안드리히, 아담 흘로젝을 넣으면서 변화를 꾀했다.

오히려 아탈란타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번에도 득점의 주인공은 루크먼이었다. 후반 30분 역습 과정에서 공을 잡은 스카마카는 쭉쭉 전진해 레버쿠젠의 박스 근처로 접근했다. 이후 왼쪽 측면에서 뛰어가던 루크먼에게 패스했다. 루크먼은 박스 안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려 해트트릭을 기록, 0-3 스코어를 만들었다.

경기는 아탈란타의 세 골 차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경기 종료 후 UEFA 유로파리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의 인터뷰를 전했다.

알론소 감독은 "아탈란타의 경기력이 더 훌륭했다. 그들이 우승 자격이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아탈란타의 선제골 이후 문제가 발생했고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좋은 기회를 만들기가 정말 어려웠다. 오늘은 우리의 날이 아니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경기 선발로 출전한 '에이스' 플로리안 비르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보였다. 이에 알론소 감독은 "비르츠는 괜찮았다. 지난 한 달 동안 그는 신중을 기해 경기를 치렀고 출전 시간이 조금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그는 괜찮았다. 변명은 없다"라고 말했다.

알론소 감독은 "우리가 기세를 잡았을 때, 아탈란타는 다시 이 기세를 가져가는 데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우린 많은 것을 준비했지만, 그들의 선제골 이후, 아니 그 전에도, 그들은 우릴 압도했다. 이게 축구다. 이런 일이 벌어지곤 한다. 우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분석해야 한다. 주말, 또 다른 중요한 경기(DFB-포칼 결승전)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물론 아프다. 하지만 우린 이 고통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 우리가 이룬 성과는 매우 특별하며 자랑스러워해 마땅하다. 우린 최고의 상태가 아니었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그렇다. 오늘을 통해 배울 것이다. 패배에 어떻게 대응하고 이 고통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알론소는 "오늘은 아탈란타가 더 나은 팀이었다. 이는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이 이룬 훌륭한 결과이며, 그의 미래를 응원한다"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아탈란타는 우리가 많은 어려움을 안겼음에도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 우린 유리한 위치에서 공을 잡지 못했다. 만회하지 못했다.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알론소 감독은 "아탈란타는 정말 용감했다. 일대일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여러 시즌을 거쳐 만들어진 장점이다. 특별한 팀이다. 평소엔 우리가 유리한 위치에서 경기하지만, 이번 경기에선 그럴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OSEN=정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