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바르셀로나가 벌써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 후임을 결정했다. 주인공은 바로 '6관왕 신화' 한지 플릭(59) 전 독일 대표팀 감독이다.

'풋볼 에스파냐'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바르셀로나 감독 후보 플릭이 사비를 대체할 가능성이 95%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플릭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과 독일 대표팀을 이끌었던 감독이다. 그는 2019년 감독 대행을 맡으며 바이에른 뮌헨에 중도 부임했고, 역사적인 6관왕을 일궈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다만 구단 보드진과 불화로 2020-2021시즌을 마친 뒤 팀을 떠났다.

플릭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독일 대표팀이었다. 그는 과거 독일 대표팀에서 코치로도 활동했던 만큼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였다. 독일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별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했고, 2022-2023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에서도 1승 4무 1패로 부진했다. 게다가 지난해 9월 안방에서 일본에 1-4로 대패하며 경질되고 말았다.

이후 휴식을 취하던 플릭 감독은 사비 감독과 이별을 결심한 바르셀로나의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고 있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와 카탈루냐 라디오 '온세 3'는 플릭 감독의 바르셀로나 부임 확률이 95%에 달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플릭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과 첼시의 러브콜도 받았지만, 바르셀로나행을 위해 모두 거절했다. 그는 장기 프로젝트를 맡길 열망하며 바르셀로나 합류를 꿈꾸고 있기 때문. 이미 바르셀로나 보드진과 런던에서 회담까지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플릭 감독의 에이전트는 바르셀로나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에이전트까지 맡고 있는 피니 자하비다. 자하비는 주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과도 친분이 깊다. 플릭 감독의 꿈을 이루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실 플릭 감독은 지난 1월에도 바르셀로나 부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사비 감독이 갑작스레 자진 사임을 발표했기 때문. 그는 비야레알에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변화가 필요한 때"라며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바르셀로나 측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감독 찾기에 나섰었다.

다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바르셀로나는 사비 감독이 작별을 선언한 뒤 오히려 좋은 성적을 이어갔고, 여론도 급변했다. 그러자 사비 감독과 바르셀로나의 마음도 바뀌었다. 양측은 다시 합의점을 찾았고, 지난달 25일 사비 감독의 잔류가 공식 발표됐다. 그는 "아직 프로젝트는 끝나지 않았다"라며 잔류가 팀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하지만 라포르타 회장의 마음은 한 달도 되지 않아 또 바뀌었다. 사비 감독의 발언이 문제였다. 그는 알메리아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단의 재정적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지금 선수단으로는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유럽 정상급 팀들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라포르타 회장의 분노를 유발했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라포르타 회장은 지난달 사비 감독을 집으로 불러 잔류를 설득했고, 사비 감독에게 팀과 모든 걸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받았다. 그는 사비 감독의 말이 바뀐 걸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전했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사비 감독을 경질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공식 발표는 오는 27일 세비야와 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나올 전망이다.

마지막 변수는 위약금이다. 바르셀로나가 사비 감독을 경질하게 되면 사단 전체 위약금으로 1500만 유로(약 221억 원)를 지급해야 하며 그중 절반이 사비 감독의 몫이다. 안 그래도 재정적 여유가 없는 바르셀로나로선 사비 감독이 스스로 포기해 주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사비 감독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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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