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팽팽하지만 해외에서는 일방적이었다.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사무국은 지난 8일(한국시간) 자신들의 공식 SNS 계정을 통해서 역대 최고의 한국인 PL 리거에 대한 투표를 시작했다. 후보는 코리안 대표 PL리거 손흥민과 박지성, 황희찬, 이청용으로 기성용이 제외됐다. 현 시점에서 투표 1위는 압도적으로 손흥민이다.

6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E조에서 바레인(1월 15일), 요르단(20일), 말레이시아(25일)과 차례로 조별예선을 치른다. 한국이 만약 E조 1위를 차지하면 16강 상대는 D조 2위다. 일본·인도네시아·이라크·베트남 중 한 팀이다. 조 2위를 하면 사우디아라비아·태국·키르기스스탄·오만이 속해있는 F조 1위와 맞붙는다.

아시아 어느 팀보다 우승 트로피가 간절하다. 아시안컵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은 1956년 1회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서 연속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후 63년 동안 준우승만 네 번 하며 우승과 인연이 없다. 매번 아시아 정상급 전력을 자랑했지만 이상하게도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유독 불운한 장면이 많아 ‘아시안컵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온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개최국 호주에게 연장전 끝 패배 2019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팀 카타르에게 8강서 0-1로 패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컵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특히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의 마지막 아시안컵이 될 확률도 있고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2024년은 한국의 아시아 왕좌탈환 최적기다.

특히 PL 출신 공격수들의 폼이 매섭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서 맹활약하면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뒤높이고 있다. 손흥민이 12골 5도움, 황희찬이 10골 3도움으로 리그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말 그대로 한국 선수의 PL 전성 시대다.

먼저 지난 시즌 부진했던 토트넘의 손흥민은 이번 시즌 20경기서 12골 5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17개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시즌 쌓았던 리그 공격 포인트 16개(10골 6도움)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리그 20경기 만에 한 시즌 성적을 뛰어넘은 셈. 특히 지난 12월 7경기서 손흥민은 4골 4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12월 PL 선수 중 최다 공격 포인트이다.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1골 1도움, 뉴캐슬전에서 1골 2도움, 에버튼전서 1골, 브라이튼전에서 1도움, 본머스전에서 1골이다. 자연스럽게 PL 12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편 손흥민은 이번 시즌은 지난 9월에 이달의 선수에 뽑힌 바 있다. 이는 2016년 9월, 2017년 4월, 2020년 10월에 이은 4번째 수상이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손흥민과 달리 황희찬의 완전 PL 적응도 반갑다. 그는 이번 시즌  리그 리그 20경기 10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토트넘에 비해 전력이 덜어지는 울버햄튼에서 원샷원킬 본능을 제대로 뽐내고 있다. 진짜 황희찬의 득점력에 소름이 돋는 이유가 있다. 바로 황희찬이 31번의 슈팅 중 13번의 유효 슈팅을 날려 10번의 골을 기록한 압도적인 결정력이다. 상대적으로 공격 찬스가 적은 상황을 그대로 골로 연결하는 킬러 본능이 빛나고 있다.

손흥민과 황희찬의 활약이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박지성의 위대함이 돋보인다. 박지성은 아인트호벤을 걸쳐 맨유에 입단한 이후 알렉스 퍼거슨 경 아래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춰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특히 강팀의 일원으로 아시아 선수들의 롤모델이 됐다.

흔히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손박 대전'이 꾸준하게 열리고 있다. 손흥민과 박지성 중에서 누가 더 뛰어난 선수냐고 하는 것. 팀 커리어와 롤모델로 우상인 박지성과 PL 득점왕을 포함해서 꾸준하게 10골을 넣고 있는 손흥민이기에 장점이 차이나기에 한국에서는 팽팽한 논쟁 거리다.

이러한 '손박 대전'에 PL 사무국이 개입했다. 바로 PL 사무국은 아시안컵을 맞아 손흥민과 황희찬을 포함해서 역대 한국인 PL 선수 중 최고의 선수는 누구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한국과 달리 글로벌 유튜브 커뮤니티에서 진행된 투표 결과는 다소 일방적인 결과가 나왔다.

PL 공식 유튜브 커뮤니티에서 진행된 투표에서는 약 50만명 가까이 참여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손흥민이 74%, 박지성이 23%, 황희찬이 2%, 이청용이 1%였다. 이는 과거 PL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손흥민의 퍼포먼스가 반영된 것으로보인다.

다소 과거의 선수인 박지성도 맨유 전성기를 이끈 멤버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지만 선수 평가에서는 확연히 손흥민에 밀렸다. 결국 한국과 달리 글로벌 팬들의 시각에서 '손박 대전'의 승자는 손흥민으로 보인 것이다. 사실 두 선수가 97%의 투표 지지를 받을 만큼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게 됐다. 과연 손박 대전의 승자는 누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OSEN=이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