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의 주인공 FC서울과 수원삼성의 행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FC서울은 지난 시즌 포항을 K리그1 2위와 FA컵 우승으로 이끈 명장 김기동 감독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은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대로 김 감독 영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FC서울, 김기동 감독 영입으로 명가 재건?

서울은 지난 시즌 40만 최다관중을 유치했지만 파이널B로 밀려 7위에 그쳤다. 서울은 명가재건을 이끌 적임자로 김기동 감독을 선택했다.

축구계 관계자는 “서울이 김기동 감독에게 축구계 최고대우를 약속했다. 연봉도 현역감독 중 최고액이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의 코치진을 모두 데려가는 조건으로 서울행을 승낙했다”고 전했다.

돈만 본 서울행은 아니다. 관계자는 “중국슈퍼리그 우한에서 서울보다 더 많은 액수를 제시했다. 서울이 통 큰 투자로 명문구단으로 다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김기동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K리그1 우승은 2016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서울은 우승트로피가 없다. 리그 성적도 2019년 3위를 차지한 뒤 9, 7, 9, 7위로 4년 연속 파이널B에 머물며 자존심을 구겼다. 포항에서 투자이상의 성적을 거둔 김기동 감독이 서울에서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명가재건을 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몰락한 '레알 수원' 충격의 2부 강등

서울과 슈퍼매치의 주인공이었던 수원삼성의 행보는 크게 엇갈린다. 지난 시즌 수원은 K리그1 12위로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2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됐다. K리그1 4회, FA컵 우승 5회에 빛나는 명문팀이 한순간에 몰락했다. 수원의 2부리그 강등으로 한때 프로축구 최고의 흥행카드이자 빅매치였던 FC서울과 ‘슈퍼매치’도 이제 성사될 수 없게 됐다.

한때 ‘레알수원’이라고 불렸던 수원은 축구단에 대한 투자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하지만 수원보다 적은 투자규모로 더 좋은 성적을 낸 구단은 얼마든지 있다. 수원은 그나마 투자대비 성적도 잘 거두지 못했다.

2부리그 강등 후 수원은 전광판에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재창단의 각오로 다시 태어나는 수원 삼성이 되겠습니다”라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구단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영혼 없는 사과메시지는 오히려 팬들의 화를 돋웠다.

대행으로 구단을 이끌었던 레전드 염기훈은 수원의 강등과 함께 은퇴했다. 수원 강등 후 열흘의 시간이 지났지만 구단은 차기 시즌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등 K리그 라이벌 구단들이 비시즌과 동시에 큰 투자로 개혁을 시도하는 모습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이대로라면 수원이 언제 다시 K리그1으로 승격될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 jasonseo34@osen.co.kr

[OSEN=서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