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만 60세가 된 조세 무리뉴 감독이지만, 여전히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무리뉴는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넘겼다.

'스포츠 미디어셋'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조세 무리뉴와 후이 파트리시우, 그리고 볼보이"라는 제목으로 AS 로마 경기 내용을 전했다.

AS 로마는 11일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세리에 A 15라운드에서 AFC 피오렌티나와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 경기 로마는 위기에 처했다. 전반 5분 만에 로멜루 루카쿠의 골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19분 니콜라 잘레프스키가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으며 퇴장당했고 곧이어 21분 루카스 쿠아르타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42분엔 루카쿠까지 퇴장, 2명이나 경기장을 떠나며 패배 위기에 처했다.

무리뉴 감독은 팀원들에게 전술 변화를 지시해야 했다. 그는 그중에서도 가장 멀리 떨어진 골키퍼 파트리시우와 소통하길 원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경기장은 어수선했다. 테크니컬 에이리어를 벗어날 수 없었던 무리뉴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바로 볼보이다. 무리뉴는 근처에 있던 볼보이를 불러 쪽지 한 장을 전달했다. 스테판 엘 샤라위와 에도아르도 보베의 위치에 관한 내용인 것으로 밝혀졌다. 볼보이는 이 쪽지를 파트리시우에게 전달했고 로마는 귀중한 승점 1점을 지킬 수 있었다.

매체는 "무리뉴는 볼보이에게 새로운 임무를 맡겼다"라고 상황을 묘사했으며 또 다른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무리뉴는 볼보이에게 빠르게 달려가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닥거렸다. 이후 벤치로 다시 달려가 종이에 무언가를 끄적였고 이 종이를 건네받은 볼보이는 파트리시우에게 전달했다"라고 전했다.

풋볼 이탈리아는 "코치진은 골대 근처로 접근할 수 없었기에 파트리시우에게 이 쪽지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볼보이를 거치는 것이었다. 중계사 'DAZN'은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파트리시우는 메모를 확인한 뒤 다시 볼보이에게 이 메모를 돌려줬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도에 따르면 볼보이는 무리뉴의 '코치'가 된 이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해당 쪽지를 간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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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