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최근 가족들이 납치되는 사건을 겪었던 루이스 디아스(26, 리버풀)를 위해 선행을 베풀었다.

영국 ‘BBC’는 19일(한국시간) “리버풀은 소속 선수 루이스 디아스를 위해 납치됐다 풀려난 그의 가족을 영국으로 모셨다”라고 전했다.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디아스는 최근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가족들이 납치되는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디아스의 아버지 루이스 마누엘 디아스는 지난달 말 콜롬비아 라과히라주 바랑카스에서 아내 클리에니스 마룰란다와 함께 차를 몰고 가던 중 무장한 4명의 오토바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몇 시간 뒤 디아스의 어머니 마룰란다는 무사히 풀려났지만 아버지 마누엘 디아스는 여전히 납치범들의 인질로 남았다. 콜롬비아 민족해방군(ELN)에게 붙잡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64년 결성된 반군 단체 ELN은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국경 부근을 근거지로 삼고 마약 밀매와 불법 광물 채취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현재 콜롬비아 내 무장단체 중 세력이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버지가 납치된 상황이었던 지난 6일 디아스는 루턴 타운과 2023-2024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전에 출전했다. 0-1로 지고 있는 경기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다. 득점 이후 그는 유니폼을 들춰내고 '아버지에게 자유를'이라는 문구가 적힌 셔츠를 드러냈다.

경기 후 디아스는 "매 순간 불안함이 커지고 있다. 어머니와 형제들, 나도 필사적이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없다. 고통스러운 기다림을 끝내고 싶다. 아버지를 즉시 석방해 주기를 간청한다"라고 말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사태를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200명 이상의 경찰과 군인을 투입, 대규모 수색 및 구조 임무를 거의 일주일 동안 진행해 왔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9일 콜롬비아 대통령실은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디아스의 아버지가 풀려났음을 알려 드린다"며 "콜롬비아 유엔 대표부 및 가톨릭 주교회의 대표단이 그를 맞이했다"라고 발표했다.

디아스 아버지의 건강은 양호했으며, 또 다른 학대 징후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디아스는 아버지와 ‘눈물의 재회’를 했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디아스가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를 끌어안았다”라고 재회 상황을 전했다.

디아스의 아버지는 “내 아이들, 내 마을, 내 친구들이 그리웠다. 정부의 놀라운 지원 덕분”이라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후 디아스는 지난 17일 콜롬비아 홈에서 열린 브라질과 2026 북중미월드컵 남미예선 홈 5차전에서 2골을 넣은 뒤 관중석에 있던 아버지와 기쁨을 함께 나눴다. 팀은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4분 가브리엘 마르티네스에게 콜롬비아는 선제 실점했으나 후반 30분과 34분 터진 디아스의 연속골로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디아스는 “우리는 항상 힘든 순간을 살아왔지만 인생은 우리를 강하고 용감하게 만든다. 축구도 마찬가지고 인생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번 승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 아버지에게 이날 승리를 바치고 싶다"라고 밝혔다.

당시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브라질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디아스의 아버지는 아들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아내 옆에서 눈물을 흘렸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디아스와 그의 가족들은 리버풀 구단의 호의로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 리버풀은 무려 전세기를 지원해 디아스의 가족들을 리버풀이 위치하고 있는 영국 머지사이드주로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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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CFSeleccionCol 트위터  / ESPN FC 트위터 /  루이스 디아스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노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