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작정하고 보따리를 풀었다. 모이세스 카이세도(22,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를 위해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갈아치울 준비를 마쳤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1일(한국시간) "리버풀은 오늘 밤 카이세도에 대한 공식 입찰을 제출했다. 브라이튼은 이를 수락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적료는 총 1억 1000만 파운드(약 1840억 원)로 프리미어리그 신기록을 경신한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카이세도는 금요일에 리버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 애슬레틱' 역시 "리버풀은 1억 1000만 파운드에 카이세도를 영입하기로 브라이튼과 합의했다. 브라이튼은 목요일 자정을 넘겨 경매를 열었고, 리버풀이 가장 높은 금액으로 입찰했다. 첼시는 1억 파운드(약 1673억 원)를 제시했다"라고 보도했다.

개인 합의에도 큰 걸림돌은 없을 전망이다. 매체는 "아직 리버풀과 카이세도는 개인 조건에 합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금요일에 의료진 검진이 계획되어 있기에 개인 합의는 형식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카이세도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손꼽히는 육각형 미드필더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2021년 2월 브라이튼에 합류했고, 2021-2022시즌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다. 카이세도는 왕성한 활동량과 공수에서 다재다능함을 자랑하며 순식간에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빅클럽들이 그를 가만둘 리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 첼시, 리버풀 등 내로라하는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특히 카이세도는 지난 1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브라이튼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기고 훈련에도 불참하는 등 아스날 이적을 추진하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카이세도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오직 이적만을 외쳤다. 그는 이번에도 훈련을 거부하며 구단 수뇌부를 만나 이적을 요청했다. 카이세도는 자국 에콰도르 언론과 인터뷰에서 "첼시는 빅클럽이다. 거절할 수 없다"라며 깜짝 발언을 터트리기까지 했다.

실제로 첼시는 꾸준히 카이세도 영입을 시도했다. 첼시는 지난겨울 조르지뉴를 내보냈고, 올여름에도 마테오 코바치치, 은골로 캉테, 메이슨 마운트, 루벤 로프터스치크가 모두 떠났다. 중앙 미드필더 영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까웠다.

다만 브라이튼이 줄기차게 카이세도의 몸값으로 1억 파운드를 요구하면서 협상에 진전이 없었다. 첼시는 첫 제안으로 6000만 파운드(약 1003억 원)를 제시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첼시는 1억 파운드를 베팅하며 카이세도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리버풀이었다. 한 발짝 뒤에서 카이세도를 지켜보고 있던 리버풀은 첼시보다 높은 1억 1000만 파운드를 제안하며 경쟁에서 승리했다. 이는 리버풀이 버질 반 다이크를 영입하며 세운 기존 클럽 레코드(7500만 파운드, 약 1254억 원)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리버풀은 카이세도 영입을 통해 알 이티하드로 떠난 파비뉴의 빈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이로써 리버풀은 지난 시즌까지 브라이튼에서 호흡을 맞췄던 '카이세도-알렉시스 맥 알리스터' 조합을 그대로 이식하게 됐다.

한편 최우선 목표를 빼앗긴 첼시는 다른 미드필더로 눈을 돌렸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첼시는 리버풀이 노리던 로메오 라비아(사우스햄튼)와 타일러 애덤스(리즈 유나이티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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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