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18, 강원FC)의 A매치 데뷔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맞대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1차전 팔레스타인전 예상 밖 0-0 무승부 충격을 딛고 부임 후 첫 승을 신고한 홍명보 감독은 9월 A매치 2연전을 1승 1무로 마쳤다.

경기장 밖에서의 논란으로 빠른 첫승이 간절했던 홍명보 감독에게 ‘고교생 새얼굴’ 양민혁은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없었다. 오만전 ‘골 폭죽’이 터졌다면 양민혁에게 기회가 주어졌을지 모르지만, 후반 막판에 결승골이 터지는 답답한 흐름 속 양민혁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한국은 전반 10분 황희찬(울버햄튼)의 벼락 같은 선제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전반 중반부터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더니 흐름을 완전히 내줬다. 결국 추가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승리가 점차 멀어지고 있던 후반 37분. '해결사' 손흥민(토트넘)이 홍명보호를 구했다. 그는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꿰뚫으며 결승골을 터트렸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주민규(울산HD)가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쐐기골을 넣었다. 한국은 두 골차 승리를 거뒀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교체 카드로 황문기(강원FC)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울산HD), 주민규, 엄지성(스완지 시티)을 택했다.

올 시즌 K리그 ‘히트 상품’ 양민혁은 지난 달 26일 홍명보호에 승선하며 만 18세 132일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아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발탁 13위를 기록했다. 2010년 12월, 18세 152일의 나이로 첫 발탁된 손흥민보다 빠르게 A대표팀에 승선한 것이다. 명단 발표 당시 홍명보 감독은 "양민혁은 충분히 대표팀에 들어올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라며 그의 능력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민혁은 2024년 K리그1 29경기 출전하며 8골 5도움을 기록, 강원FC의 선두 질주를 이끈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지난 7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계약도 마쳤다.

양민혁은 승강제 이후 K리그 최연소 멀티골, 최연소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 고등학교 재학 선수 최다 라운드 베스트11 선정, 최초 라운드 MVP 선정, K리그 첫 3회 연속 이달의 영플레이어 선정 등 2024년 다양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PSG), 황희찬, 엄지성 등 쟁쟁한 경쟁 상대에 밀려 팔레스타인전은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봤던 양민혁은 오만전 명단엔 포함됐지만, 뛰는 모습은 이번에도 없었다.

만약 그가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면 손흥민(18세 175일)을 넘어 역대 한국 남자 축구 최연소 A매치 출전 5위에 오를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득점을 올렸다면 이 역시 손흥민(18세 194일)을 제치고 최연소 A매치 득점 2위를 기록할 수 있었지만, 현실이 되지 못했다. /jinju217@osen.co.kr

[OSEN=노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