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힌 정현우(덕수고)와 정우주(전주고)가 나란히 1, 2순위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총 110명이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2025 KBO 신인드래프트는 전면 드래프트 방식으로 진행됐다다. 지명은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이뤄지며, 2023년도 구단 순위의 역순인 키움 히어로즈-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SSG 랜더스-KT 위즈-LG 트윈스 순서로 실시됐다.

트레이드 시 구단이 다음 연도 지명권을 선수와 교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 규약에 따라 이전 트레이드를 통해 지명권을 양수 받은 키움은 NC가 가지고 있던 각 1라운드, 3라운드 지명권과 SSG가 가지고 있던 3라운드 지명권을, LG는 롯데가 가지고 있던 5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했다.

대망의 1라운드는 덕수고 좌완 정현우에게 돌아갔다.

당초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은 정현우-정우주 2파전으로 좁혀졌다. 정우주는 고교 무대에서 156km 강속구를 뿌리며 일찌감치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정현우의 경우 150km 초반대의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투수라는 메리트가 있었다. 제구력 및 변화구 구사 능력 또한 정우주보다 앞섰다는 평가. 복수 구단 스카우트의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키움의 최종 선택은 왼손 파이어볼러 정현우였다.

신장 184cm-체중 87kg의 신체조건을 지닌 정현우는 고교 통산 29경기 11승 1패 평균자책점 1.24를 기록했다. 101⅓이닝을 소화하면서 탈삼진 127개를 잡았고, 자책점은 14점이 전부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전체 1번을 지명하게 됐다. 여러 후보를 분석하고, 6월 이후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정현우 선수를 2025년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지명하게 됐다.

정현우는 지명 후 "전체 1순위로 지명돼 영광이다. 오랫동안 지켜봐주시고 믿고 뽑아주신 키움 구단에 감사드린다. 이 순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훈련하고 노력했는데 그 중간 결과가 오늘 나와서 행복하다. 1순위 지명이 기쁘지만, 팬들의 기대감도 크실 거 같아서 책임감도 느껴진다. 1순위게 걸맞게 프로 가서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 구단 이름처럼 히어로로 성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자연스럽게 정우주의 한화행이 결정됐다. 정우주는 최고 156km 강속구를 뿌리는 탈고교급 투수로, 고교 통산 16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1.58로 호투했다. 45⅔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80개를 잡은 반면 볼넷은 17개에 불과했다.

한화 손혁 단장은 "정우주를 뽑은 이유를 설명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 부드러운 투구 동작을 가졌고, 선발, 불펜 어디를 가도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속구는 배운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속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라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정우주는 "영광스러운 순번에 지명해주신 한화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올 시즌 들어가면서 팀과 관계없이 전체 1번이라는 목표를 가진 걸 다들 아셨을 것이다. 지명과 결과에 100%를 넘어 10000% 만족한다"라며 "한화가 가을야구 넘어서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게 모든 팬들의 염원이실 텐데 내가 빠른 시일 내에 1군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전주고 감독님, 코치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고생해주신 부모님과 동생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문동주(2022년 1차지명), 김서현(2023년 1라운드 1순위), 황준서(2024년 1라운드 1순위)에 이어 4년 연속 신인드래프트 최대어를 품으며 마운드의 미래를 밝혔다.

삼성의 선택은 ‘로컬 보이’ 배찬승(대구고)이었다. 1, 2순위 못지않게 3순위 삼성의 선택에 관심이 쏠렸는데 대구고 좌완 배찬승,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 덕수고 우완 김태형 가운데 로컬보이 배찬승을 지명했다.

삼성 이종열 단장은 "올 시즌 초 우리 팀을 하위권으로 봤지만 우리는 상위권에 있다. 내 생각에는 삼성의 열광적인 팬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팬들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를 선택했다"라며 배찬승의 이름을 호명했다.

이어 "배찬승을 선택한 이유는 올 시즌 치르면서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좌완 불펜이 필요했다. 그 부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청소년대회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보고 내년 삼성을 더 강한 팀으로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배찬승은 지명 후 "3번이라는 빠른 순번으로 뽑아주신 삼성 스카우트분들 감사드린다. 팀 1순위로 뽑힌 만큼 더 열심히 해서 프로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대구고 감독님, 코치님, 부모님, 오창훈 관장님 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회자가 롤모델을 묻자 "롤모델은 삼성 백정현 선수다. 이유는 위기관리능력, 변화구 완성도를 닮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답했고, 곧이어 피의 색을 묻자 "파란색인 거 같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배찬승은 최고 150km 초반대의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투수로, 최근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 3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어 4순위 롯데가 광주제일고 투수 김태현, 5순위 KIA가 덕수고 투수 김태형을 지명했고, 6순위 두산은 ‘야수 최대어’로 불린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을 뽑았다. 2009년 허경민 이후 16년 만에 1라운드에서 내야수를 지명했다.

키움은 7순위 차례에서 NC에게 양수받은 1라운드 지명권을 강릉고 포수 이율예에게 사용했다. 9순위 KT는 서울고 투수 김동현, 10순위 LG는 서울고 투수 김영우를 뽑았다.

LG 차명석 단장은 “생각해보니 우리 둘은 닮은 점이 많다. 나도 투수, 여기(김영우)도 투수다. 그리고 둘 다 파이어볼러 출신이다. 6월 김영우가 156km를  던진 날 나도 병원에서 혈압이 156 나왔다. 선수와 단장이 공통점이 많다는 건 프로에서 성공할 확률 높다고 판단된다”라고 말하며 드래프트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로써 투수 8명, 내야수 1명, 포수 1명이 1라운더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대상자는 고교 졸업 예정자 84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86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56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15명 등 총 1197명이었다.

지명권 양도에 따라 키움은 14명, LG는 12명, SSG와 롯데는 10명, NC는 9명, 그 외 구단들은 11명의 선수를 지명하게 돼 총 110명의 선수가 2025시즌 KBO리그에 입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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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후광 기자]